[부산/경남]창원대 교직원 17년째 선행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4월 7일 03시 00분


매달 월급서 일정액 떼어내 소년소녀 가장 도와

국립 창원대(총장 박성호) 교직원들이 17년째 매달 일정액을 월급에서 떼어내 소년소녀 가장을 돕고 있다. 창원대 소년소녀가장돕기회(회장 장정훈·시설과)는 1993년 5월 당시 100여 명이 안 되던 행정직 가운데 74명이 참여해 만들었다. “조용하게 어려운 아이들을 후원하자”는 취지였다. 이후 직원들이 하나둘 동참하면서 170여 명 가운데 110여 명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일부 교수도 참여했다.

이들은 월 급여에서 5000원∼3만 원씩을 공제해 학생 6명에게 매월 10만 원씩 계좌로 송금한다. 설과 추석 등 명절에는 가정을 방문해 15만 원씩 지원하고 후원자들이 보내 준 과일도 전달한다. 생활보호대상자 등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사회단체가 돕는 가정은 지원대상에서 배제한다. 그 대신 보호자가 경제활동을 할 수 없어 사실상 가장 역할을 하는 학생들을 주위에서 추천받는다.

이처럼 11∼13세 소년소녀 가장들을 선정해 대학에 들어가거나 자립할 수 있는 만 20세까지 매달 지원금을 보낸다. 현재 도움을 받는 6명을 제외한 15명은 대학에 진학하거나 취업을 했다. 일부는 창원대에 입학한 뒤 “그동안 도움에 감사 드린다”며 찾아와 인사를 하기도 했다.

이 모임 김동하 총무(58·공대 행정실)는 “한꺼번에 많은 사람을 돕는 것도 좋지만 적더라도 자립할 수 있을 때까지 후원하는 것이 더 의미 있다고 판단했다”며 “지속적인 후원을 통해 어린 학생들의 꿈과 자존심을 지켜주고 싶다”고 말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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