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통상부는 7일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된 삼호드림호의 한국인 5명을 포함한 선원 24명이 모두 안전한 상태라고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소말리아 해적들이 청해부대에 삼호드림호 한국인 선장을 통해 선원 모두가 안전한 상태라고 전해왔다”며 “그러나 청해부대가 삼호드림호에 근접한다면 선원들의 안전이 위험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삼호드림호 선장도 청해부대에 해적들이 중무장 상태로 위협하고 있고 삼호드림호가 다량의 원유를 적재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해적을 자극하는 행위를 하지 말아줄 것과 교섭을 통한 석방 노력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또 외교부는 삼호드림호가 이날 오후 8시 10분경(한국 시간) 해적 소굴이 있는 소말리아 영해에 진입한 뒤 연안에서 약 8km 떨어진 곳에서 닻을 내렸다고 밝혔다.
정부 당국자는 “청해부대 충무공이순신함은 삼호드림호와 일정거리를 유지한 채 소말리아 해안 쪽으로 이동했다”며 “당분간 소말리아 해안 근처에 머물면서 해적들의 동태를 감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의 다른 당국자는 “삼호드림호가 해적들이 원하는 지점까지는 끌려 간 것으로 보인다”면서 “현재 삼호드림호가 있는 위치에서 협상을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해적소굴 인근 해역의 수심이 얕아 유조선을 그곳까지 끌고 갈 수는 없다”면서 “드문 경우이지만 삼호드림호 선원들을 해적 모선으로 옮겨 타게 해 해적소굴로 끌고 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순신함은 이날 밤 현재까지 구출작전 돌입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채 상황을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인질 구출작전을 두고 고민을 거듭하는 상황이다. 구출작전을 펴다 인명피해라도 발생하면 ‘왜 무리한 작전을 폈나’라는 비난을 받을 수 있고, 그렇다고 손을 놓고 있으면 ‘도대체 뭐했느냐’는 비난을 받을 수 있는 진퇴양난의 상황이기 때문이다.
정부 소식통은 “정부가 이순신함을 파견해 삼호드림호 추적을 시작한 것은 인근 해역에 있으면서 가만히 있는 것이 적절치 못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며 “당초부터 여러 가지 문제 때문에 파견 여부를 두고도 대책본부 내에서 논란이 많았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6일 유럽연합(EU)의 소말리아 해적 소탕작전에 참가한 네덜란드 군함이 해적에 납치된 독일 컨테이너선을 구조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정부 소식통은 “독일 컨테이너선의 선원들은 해적들이 배를 장악하기 전에 안전한 곳에서 문을 잠그고 있어서 네덜란드 해군의 구출작전이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삼호드림호는 선원들이 인질로 잡힌 뒤 시간이 꽤 지났기 때문에 자칫 구출작전을 벌이다가 인명피해가 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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