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우리 아들은, 우리 아들은…”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4월 8일 03시 00분


실종자 가족들 회견 지켜보며 눈물 훔쳐

실종자 가족들은 7일 오전 11시 경기 평택시 해군제2함대사령부 가족 숙소에 모여 천안함 생존 장병들의 기자회견을 지켜봤다.

김동진 하사(19)의 어머니 홍수향 씨(45)는 “아들과 같은 배를 탔던 또래 해군들을 보니 아들 생각이 더 난다”며 눈물을 훔쳤다. 남편의 시신을 해군2함대 안에 안치한 고 남기훈 상사의 부인 지영신 씨(35)는 “저분들이라도 살아 돌아와 정말 다행”이라며 슬퍼했다. 강태민 일병의 아버지 강영식 씨(50)는 “우리 아들도 건강하게 돌아왔으면 좋았을 텐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실종된 박경수 중사(30)의 사촌동생은 “이번 기자회견에서 생존자들의 얼굴이 노출되고 ‘죄인’이 된 것 같아 마음에 걸린다”고 말했다. 박 중사는 연평해전에서 생환한 이후 심적 고통을 겪다 다시 천안함에 올랐다가 변을 당했다.

그러나 일부 실종자 가족은 생존자들의 증언이 한결같이 똑같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한 실종자 가족은 “군인이 공식석상에서 어떻게 솔직히 이야기하겠는가”라며 “모두가 국방부 대변인 같았다”고 말했다.

실종자 가족 숙소에 있던 한 할머니는 “다들 저렇게 멀쩡한데 우리 손자만 바다에 두고 온 거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한편 8일 이후로 예정됐던 생존 장병들과 실종자 가족 간의 만남은 가족들의 사정으로 잠정 연기됐다.

평택=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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