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 사건의 실종자 중 한 명인 김태석 상사의 시신이 7일 발견됐습니다. 실종자 46명 가운데 지난 3일 남기훈 상사에 이어 두 명이 싸늘한 주검으로 우리 앞에 돌아왔습니다. 나머지 44명은 아직도 차갑고, 어두운 바다 속에 있습니다. 김 상사의 부인은 슬픔을 가누지 못하면서도 "시신이나마 찾게 되어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습니다. 나머지 실종자 가족들의 심정이야 오죽하겠습니까.
같은 날 천안함 생존자 58명 가운데 중상자 1명을 제외한 57명이 합동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침몰 사건을 둘러싸고 이런저런 의혹과 논란이 일고 있는 터라 자신들이 보았고 겪었던 일들을 있는 그대로 국민에게 밝히기 위한 자리였지만, 이들에겐 여간 고통스럽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들의 표정에는 사건 발생 당시의 악몽과 실종 장병들에 대한 안타까움, 자신들만 살아온 듯한 미안함이 역력했습니다. 이들의 심정 또한 오죽하겠습니까.
104명 모두가 살아 돌아왔더라면 더 좋았겠지만 그래도 이들만이라도 살아있다는 게 우리에겐 여간 고마운 일이 아닙니다. 실종 상태인 최정환 중사의 누나 최영한 씨는 '생존 장병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생존자 여러분, 살아오셔서 감사합니다. 누구도 당신들을 원망하지 않습니다. 실종자들에 대한 죄책감에 삶을 허비하지 마십시요"라고 말했습니다. 죽은 사람이나, 실종된 사람이나, 살아서 돌아온 사람이나 모두가 우리에겐 소중한 장병들입니다. 실종자들을 찾기 위해 바다 속에 뛰어들었다가 순직한 한주호 준위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이들의 희생과 헌신을 잊지 않는 것입니다.
우리 주변에는 우리를 대신해 국가를 지키고, 우리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다 희생된 사람들이 많습니다. 우리는 이들을 잊지 않고 있는지, 이들에게 제대로 보답은 하고 있는지 자문해봐야 할 것입니다.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직업 1위는 소방관이고, 군 장교는 5위, 경찰관은 7위라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소방관은 132위, 직업군인은 70위, 경찰관은 104위입니다. 제복을 입은 사람들이 존경받지 못하는 나라가 강하고 든든한 국가, 그리고 선진국가가 될 수는 없습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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