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서 구제역 바이러스 유입 추정…농장 3곳 추가신고 ‘비상’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4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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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화서 또 구제역… 전국 가축시장 폐쇄
1월 발생했던 A형 아닌 O형
농장주, 지난달 中여행 다녀와
전국 지자체 특별상황실 가동
긴급소독 등 유입방지 안간힘

8일 인천 강화군 A 씨의 농장에서 구제역 의심 신고가 접수됐을 때만 해도 ‘설마’ 했던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들은 9일 양성판정이 나오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여기에 이날 오전 구제역 의심 신고가 연이어 접수되자 농식품부 관계자들의 한숨은 더 커졌다. 한 관계자는 “1년에 한 번 발생하기도 힘든 구제역이 연이어 발생할 줄은 몰랐다”며 난감해했다. 전국의 모든 가축시장은 다시 폐쇄됐고 돼지고기와 쇠고기 등 육류 수출도 당분간 다시 미뤄지게 됐다.

이번에 발생한 구제역은 혈청형이 ‘O형’으로 1월 경기 포천시에서 발생했던 혈청형(A형)과 다르다. 구제역 바이러스가 잠복했다 다시 발생한 게 아니라 다른 경로를 통해 새로운 바이러스가 유입됐다는 뜻이다. 최근 중국 광저우(廣州)에서 발생해 이달 1일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 보고된 구제역이 O형인 것으로 전해졌다. 농식품부는 “A 씨가 3월 중국을 다녀온 뒤 바로 농장 일을 시작했다”며 “A 씨가 중국에서 사료를 수입하기도 해 바이러스가 중국에서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사람이 아닌 사료를 통해 구제역 바이러스가 전파됐다면 문제가 커진다. A 씨가 수입한 사료를 구입한 다른 농가에서도 구제역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A 씨 농장에서 위험반경인 0.7km 떨어진 한우농가를 비롯해 1.4km, 3.5km 떨어진 한우농가와 양돈농가에서도 구제역 의심 신고가 접수됐다. 특히 당국은 돼지 30여 마리가 구제역 증상을 보이며 폐사한 양돈농가에 주목하고 있다. 돼지는 소에 비해 구제역 바이러스 전파력이 최대 3000배가량 높기 때문이다. 농식품부는 “일단 세 농장은 A 씨 농장과 왕래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시료를 채취해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서 정밀 검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방역 당국은 A 씨 농장으로부터 반경 500m 이내의 우제류 2400여 마리를 도살 처분하고 가축과 차량의 이동을 통제했다. 지방자치단체들도 특별 방역대책 상황실을 마련하고 지역 축산농가에 긴급 소독을 실시했다.

하지만 강화도를 찾는 관광객들 때문에 방역작업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육지를 잇는 다리가 2개밖에 없어 방역이 쉬울 것 같아도 관광객이 많아 어렵다”며 “발생 농장 주변은 물론이고 다른 지역의 축산농가 출입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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