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어제 ‘○○○tube.com’에 갔었는데 성인 인증도 필요 없고, 무료 샘플 야동(야한 동영상)도 진짜 많아. 다른 사이트에선 샘플 길이가 길어봤자 1분인데 여기엔 3분, 9분, 심지어는 30분짜리도 있어!”
사춘기에 접어든 일부 남학생들의 주요 관심사는 ‘야동’이다. 빠르면 초등 고학년부터 남학생들은 야동에 관한 정보를 주고받는다. 하지만 부모들은 아들을 의심하지 않거나 ‘내 아이만은 아니겠지’ 하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도 한다.
아들 둔 부모라면 알아야 한다. 알아야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집에 있는 컴퓨터의 처리속도가 돌연 느려졌다면, 아들을 의심하라. 야동 파일은 대부분 P2P(개인과 개인이 주고받는 것) 프로그램을 통해 이뤄지므로, 파일을 교환하는 과정에서 상대방 컴퓨터에 숨어있는 바이러스나 악성코드까지 고스란히 전염되기 때문이다.
최근 중학교 2학년 임모 군(14·서울 서대문구)은 “아들아, 인터넷 쇼핑몰 접속이 왜 이렇게 느려졌냐?”는 아버지의 질문에 크게 당황했다. 임 군이 백신으로 검사를 하니, 자신이 P2P 프로그램을 통해 야동을 받는 과정에서 악성코드가 함께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임 군은 침착하게 대응했다. 그는 “아빠, 그거 컴퓨터가 오래돼서 느려진 것 같아요. 새 걸로 바꿀 때가 된 거 같은데…”라고 둘러댔다..
컴퓨터로 야동을 보는 순간 남학생들이 구사하는 ‘위장전략’도 알아야 한다. 야동을 보면서 마치 컴퓨터 게임을 하는 것처럼 위장하는 남학생이 많기 때문이다. 다음은 매주 2∼3회 야동을 본다는 중학교 3학년 김모 군(15·경기 수원시)의 귀띔.
“제 방에서 야동을 보기 전엔 물 마시는 척을 하며 슬쩍 거실로 나가요. 부모님이 주무시는지, TV를 보시는지를 먼저 확인해요. 방으로 돌아와서 컴퓨터 앞에 앉아 게임을 실행시켜요. 게임할 때 나오는 배경음악을 크게 틀지요. 그러면서 야동을 플레이시켜요. 이때 중요한 건 야동 플레이어(재생용 소프트웨어)를 ‘음소거’로 만드는 것이죠. 그러면 게임 소리만 밖으로 들리지요. 갑자기 부모님이 방에 들이칠 때를 대비해서 손가락은 화면을 순식간에 변환할 수 있는 단축키(Alt+Tab) 위에 올려두지요.”
이 경우도 부모가 현장적발이 가능하다. 아들의 방에 갑자기 들어갔는데 후다닥 화면을 바꾸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 키보드로 다가가 ‘Alt+Tab’ 단축키를 눌러보자. 화면이 다시 전환되면서 야동이 모니터에 뜬다.
야동은 때와 장소가 따로 없다. 컴퓨터에서 내려받은 야동을 휴대용멀티미디어플레이어(PMP)나 MP3플레이어, 심지어는 휴대전화에까지 옮겨놓고 이불 속이나 화장실에서 보는 남학생도 있다. 이 경우를 대비해 PMP, MP3플레이어의 작동법은 부모가 알고 있는 게 좋다. 아들의 PMP나 MP3플레이어를 불시점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들이 사용하는 컴퓨터의 인터넷 주소창도 살펴야 한다. 주소창에는 최근 접속한 인터넷 사이트들의 주소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만약 주소창에 주소가 한 개도 남아있지 않다면? 그때는 오히려 아들을 의심해야 한다. ‘증거인멸’의 흔적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중학교 2학년 이모 군(14·서울 송파구)은 “인터넷 검색사이트에 들어가서 검색창에 직접 야동 주소를 입력하는 방식을 쓴다. 이렇게 ‘검색’하는 과정을 거치면 주소창에 사이트가 남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경우도 적발할 여지는 있다. 아들은 야동 사이트의 주소를 컴퓨터 키보드 뒷면이나 마우스 패드 뒷면에 살짝 메모해 놓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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