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주말이나 내주초 확정”… 가족측 전문가 섭외도 난항
軍위주로 조사 시작 가능성… 鄭총리 “아직 의심의 눈 많아”
국방부가 지난달 30일 천안함 침몰 사건의 원인을 규명할 민군 합동조사단을 출범시켰다. 그러나 이번 주 안으로 예상되는 함미 인양 이후에도 합조단의 조직 구성조차 끝내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조사 현장에서 군과 관련 인사들이 1차 조사 작업을 마친 뒤에야 민간 전문가들이 뒤늦게 참여하는 게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 함미 인양 후에도 조직 구성 못할 전망
원태재 국방부 대변인은 13일 정례 브리핑에서 “전반적인 (합조단의) 규모 등을 정확하게 지금 말씀을 드리지 못한다. 이번 주말이나 다음 주초 정도에 확정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해외 전문가들의 조사단 합류에 대해서도 “이분들이 다 와야 본인들의 전문분야를 함께 대화하면서 업무를 나누어서 맡게 된다”고 말했다.
합조단은 당초 합동참모본부와 국방과학연구소, 국방부 조사본부의 해상무기와 폭약, 선박 전문가 등 군 관련 기관 중심으로 구성됐다. 여기에 조선해양공학 전공 교수 일부가 참여했다. 그러나 인원을 82명에서 갑자기 해외 전문가와 실종자 가족대표 50여 명을 추가해 130여 명으로 늘리기로 하면서 체계적인 업무 시스템이 갖춰질지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합조단에 참여할 실종자 가족대표 민간 전문가를 뽑는 노력은 이날 원점으로 돌아갔다. 실종자가족협의회는 이날 섭외를 거의 마친 선체파괴분석 전문가 1명이 처우 문제 등을 이유로 참여를 고사해 가족대표 1명을 제외한 전문가 3명이 모두 공석이 됐다고 밝혔다.
협의회는 새로운 전문가를 섭외하기 위해 시민단체의 조언을 구하기로 했다. 협의회 측은 “국방부에 추천한 민간 전문가의 처우 문제를 논의했으나 만족스러운 답이 나오지 않자 해당 전문가가 불참 의사를 전해왔다”고 밝혔다.
국회도 아직까지 추천 인사 3명의 명단을 제출하지 않았다.
○ 군 인사 위주로 조사 시작 가능성
국방부에 따르면 현재 백령도 인근의 기상상태를 고려할 때 천안함 함미는 이번 주 안에 인양될 것으로 보인다. 합조단 구성이 다음 주까지 늦춰지면 함미 부분에 대한 조사는 군 관계자들만으로 이뤄지게 된다. 천안함 함미가 인양된 뒤에도 일정 기간은 민간 전문가들이 합조단에서 활동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런 사정 때문에 천안함 함미를 옮기는 과정에서도 천안함 탐색구조단이 민간 전문가를 배제하고 군 관련 인사들만이 절단면 등을 먼저 조사한 게 아니냐는 논란도 제기됐다. 국방부는 “함미를 해저에 다시 내리기에 앞서 부유물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쳐 놓은 그물 같은 게 제대로 돼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것이었을 뿐 조사 차원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더욱이 조사 현장에는 소수의 인원만 파견될 수밖에 없다. 합조단이 조사 내용을 간추려 분석 결과를 내기 때문에 군의 입김이 많이 들어가는 구조다. 군 관계자는 “합조단은 국방부 소속으로 김태영 국방장관과 이상의 합참의장에게 직접 보고하는 체계”라고 말했다.
○ 정 총리 “납득할 수 있도록 밝혀야”
정운찬 국무총리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사건 발생 시간에 대한 혼선이 빚어지고 원인을 둘러싼 각종 유언비어와 억측이 난무함으로써 국민의 의혹이 증폭됐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각종 위기대응 매뉴얼에서 정보공개의 범위와 방법, 절차, 유언비어 대응 등 제반 사항에 문제점이 없는지를 세세하게 점검해 정비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이어 “군사비밀이 공개되는 문제점이 발생했고 아직도 많은 이들이 의심의 눈으로 정부를 바라보고 있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라며 “합조단은 국민과 국제사회가 모두 납득할 수 있도록 객관적이고 과학적으로 조사해 모든 것을 명명백백히 밝혀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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