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한 4월, 남쪽바다서도 애끊는 통곡이…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4월 17일 03시 00분


故권태하 대위 마지막 순간까지 안전벨트 안풀어
국방부 “링스헬기 야간 초계비행 北잠수함과 무관”


15일 밤 전남 진도 해상에서 추락한 링스(Linx) 헬기 조종사 권태하 해군 대위(32)는 조종석에서 안전벨트를 맨 채 시신으로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3함대사령부 공보 담당자는 16일 “권 대위가 시신으로 발견될 당시 그는 헬기 잔해와 함께 조종석에서 안전벨트를 맨 채 해상에 떠 있었다”며 “권 대위가 조종석에 남아있었다는 점에서 마지막 순간까지 탈출하지 않고 헬기를 살려내려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통상 헬기는 비행기와 달리 머리 위에서 회전하는 프로펠러 때문에 단추를 눌러 의자와 함께 비상 탈출할 수 있는 장비를 갖추고 있지 않다. 이 공보담당자는 “비록 탈출이 쉽지는 않았겠지만 권 대위가 탈출을 시도했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해군에 따르면 권 대위의 시신이 발견될 당시 주변 해상에는 링스 헬기 잔해 가운데 일부만이 떠있었다.

권 대위는 15일 밤 대잠 링스 헬기를 몰고 시계가 나쁜 이른바 무월광(無月光) 비행에 나섰다가 전남 진도 동남방 14.5km 해상에서 동료 3명과 함께 추락했다. 이번 추락사고로 함께 실종된 홍승우 중위(25), 임호수 중사(33), 노수연 중사(31)의 시신은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

다른 해군 관계자는 “이 헬기는 평시와 같이 야간 초계활동을 위해 15일 오후 8시 목포에서 이륙해 2시간가량 비행구역을 선회한 뒤 복귀할 예정이었고 추락 전에도 교신을 했다”며 “그러나 추락 사유를 가늠할 교신 내용은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국방부는 ‘잠수함 탐지 기능을 가진 이 링스 헬기의 야간 초계비행이 천안함 침몰 사건과 관련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진도 해상은 거리상 북한 잠수함(정)이 활동하기 어렵다”며 “북한과 무관한 초계활동이었다”고 답했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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