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 넘게 비상체제… 안전관리 신경써야”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4월 19일 03시 00분


■ 해군 ‘피로도’ 논란

‘장비도 지치고, 장병도 지쳐간다.’

천안함 침몰 사건 발생 22일째인 17일 천안함이 침몰한 해역을 담당하는 제2함대 소속 링스헬기가 바다 위에 불시착하는 사고가 발생하자 군 일각에서는 ‘장비 피로, 장병 피로’가 원인일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북한의 천안함 공격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천안함 침몰 해역을 중심으로 3주 넘게 해군이 비상체제를 유지해 오고 있기 때문이다.

군 관계자는 18일 “천안함 침몰 사건 발생으로 비상전력까지 풀가동되면서 전력에 피로가 쌓이고 있다”며 “초계함 소해함 헬기 등 전력들은 스케줄에 따라 정기적인 정비를 받아야 하는데, 현재 비상 상황인 탓에 일부 전력이 정비일자를 넘겼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군이 운용하는 링스헬기는 1991년형과 2000년형이 있다. 이번에 불시착한 헬기는 1991년형이다. 더욱이 이 헬기는 최근 천안함 실종자 탐색과 파편 수거 작업을 위해 평소보다 자주 작전에 투입됐던 것으로 알려져 이번 사고가 ‘장비 피로’에 따른 것일 개연성이 높다는 얘기가 나온다. 하지만 이기식 합참 정보작전처장은 “2월 19일부터 3월 15일까지 해빙기를 맞아 131개 항목에 대한 안전검사를 다 했다”고 말했다.

장병들의 피로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해군 관계자는 “서해 5도 주변 해역을 담당하는 2함대 장병들은 지난해 1월 북한군 총참모부가 ‘대남 전면 대결태세 진입’ 성명을 발표한 뒤 현재까지 1년 이상 비상근무를 하고 있다”며 “결원이 발생하면 대체할 병력이 거의 없는 해군의 정원 사정 때문에 장병들이 힘들어하는 것은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군의 한 관계자는 “누적된 피로에다 천안함 침몰 사건까지 겹치면서 해군 전체가 더욱 긴장하고 있어 안전관리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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