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오늘 장애인의 날… 대구대 장애인운전재활센터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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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20일 03시 00분


화면보며 연습… 도로주행 하는듯장애인 학생들 “운전 정말 쉬워요”

대구대 장애인운전재활센터에서 김용철 교수(왼쪽)가 시뮬레이션을 통해 지체장애학생의 운전연습을 지도하고 있다. 이권효 기자

대구대 장애인운전재활센터에서 김용철 교수(왼쪽)가 시뮬레이션을 통해 지체장애학생의 운전연습을 지도하고 있다. 이권효 기자

《“생각보다 훨씬 재미있네요. 빨리 운전면허증을 손에 쥐고 싶습니다.” 장애인의 날(20일)을 앞두고 최근 방문한 대구대 재활공학관 4층 ‘장애인운전재활센터’. 운전석에 앉아 손으로 핸들과 가속기를 조작하면서 대형 화면에 펼쳐지는 도로를 따라 운전 연습을 하던 한 지체장애 여학생은 이같이 말했다. 대구대는 지난해 12월 지체장애인의 운전 연습을 위해 이 시설을 설치했다. 시뮬레이션(모의실험) 방식으로 운전 연습을 할 수 있는 장치는 두 대. 몸이 불편한 정도에 따라 선택하도록 했다.》

운전석에 앉으면 실제 운전하는 느낌과 비슷하다. 화면에는 시원하게 펼쳐지는 숲 속 드라이브 코스부터 복잡한 시내 도로까지 운전자가 마주칠 수 있는 거의 모든 상황이 나온다. 급하게 끼어드는 차량에 대처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 국내에 두 곳밖에 없어

대구대가 이 시설을 갖추기 전까지 장애인을 위한 전용 운전연습 공간은 서울 국립재활원뿐이었다. 이곳은 대구대에 재학 중인 지체장애 학생 100여 명에게 운전 능력을 키워주는 ‘꿈의 공간’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이 시설은 재활공학과 김용철 교수(41)가 2년가량 연구한 끝에 빛을 볼 수 있었다. 장애인 운전실태 조사를 하던 중 운전면허를 딴 지체장애인이 어렵게 자동차에 올라 출근하는 모습을 본 것이 계기였다. 김 교수는 “휠체어에서 내려 자동차 문을 열고 운전석에 탄 뒤 휠체어를 다시 차 안으로 넣고 출발하기까지 10분가량 걸린다”며 “지체장애인이 이렇게 어려운 과정을 거쳐서라도 운전을 하려는 것은 ‘이동능력’을 갖추지 못하면 취업에도 결정적인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체 운전면허 취득자 2600만 명 가운데 장애인은 현재 12만 명 정도다. 국내에서 장애인으로 등록한 200여만 명의 6% 수준이다. 기술적 기반만 확보되면 장애인의 절반가량은 운전면허를 취득할 수 있다는 것이 김 교수의 설명이다. 장애 정도가 심한 사람을 위한 시뮬레이션의 경우 손의 힘을 거의 들이지 않고 리모컨으로 핸들과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 이 센터의 조교인 김영현 씨(29·재활공학과 박사과정)는 “평균 30시간 정도 연습을 하면 지체장애인들이 시뮬레이션에 상당히 익숙해진다”고 말했다.

○ 일반 장애인에게도 곧 개방

대구대는 올 6월 이전에 장애인을 위한 연습차량을 캠퍼스에 배치해 운영할 계획이다. 재학생뿐 아니라 대구와 경북지역 장애인(26만 명) 중 운전면허 취득 희망자들이 이용하도록 한다는 것. 김 교수는 “비장애인에게 운전면허는 별것이 아니지만 장애인에게는 큰 도전”이라며 “장애인도 기술의 뒷받침으로 얼마든지 운전할 수 있으므로 자치단체도 적극적인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053-850-4655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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