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 동작 양천구에서 서울대를 가장 많이 보낸 고교는 지역 내 경쟁률 2위를 차지했고, 중랑구 경쟁률 1위 태릉고는 지역 내에서 서울대 합격자가 두 번째로 많았다. 양천구에서 1위를 차지한 양정고는 지난해 지역 내 서울대 합격생이 가장 많았다. 광진 강서 광진 구로구만 예외였다.
임성호 하늘교육 기획이사는 "학교 선택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서 학부모들이 의존할 만한 정보는 입시 결과뿐이었다"며 "앞으로 주요 대학 진학 결과 공개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도 공개됐기 때문에 진학 실적은 학교 간 경쟁률에 더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과학 중점 학교의 선전도 눈에 띈다. 마포고(강서구) 미양고(강북구) 서울고(서초구) 신도림고(구로구) 여의도고(영등포구) 등 5곳이 지역 1위를 차지했다. 과학 중점 학교는 수학 과학 수업 시간이 일반계고보다는 많고 과학고보다는 적다. 임 이사는 "과학고를 제외하면 이공계 지망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는 학교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이들 학교의 존재가 영향을 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평준화를 보완하기 위해 서울 지역에서 지난해 처음 실시된 고교 선택제는 서울 시내 모든 학교에 지원할 수 있는 1단계에서 모집 정원의 20%, 인근 학군 학교까지 지원이 가능한 2단계에서 40%를 선발한다. 나머지 20%는 거주지, 종교 등을 고려해 기존 방식대로 강제 배정했다.
●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의 힘
광진구 1위를 차지한 건국대부속고와 구로구 1위 신도림고는 독특한 교육 프로그램을 무기로 지역 내 1위를 차지했다. 건국대부속고는 '영어로 진행하는 영어수업' 프로그램을 앞세워 학생 유치에 성공했다. 전체 경쟁률 1위인 신도림고는 교장이 발로 뛰며 우수 프로그램을 적극 홍보한 것이 도움이 됐다.
강북구 1위는 지난해 문을 연 미양고가 차지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뉴타운 지역 아파트단지 안에 문을 열었고 인근 삼각산중 학생이 많이 지원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중구에 있는 일반계고 3곳은 1단계 경쟁률이 계성여고 1.7 대 1, 장충고 1.4 대 1, 환일고 1.4 대 1로 큰 차이가 없었다.
● 1단계 경쟁률 높은 학교가 2단계도 높아
1단계 학교별 평균 경쟁률은 4.3 대 1이었다. 1단계에서 경쟁률이 10 대 1을 넘긴 학교는 18곳이었다. 이 18개 학교의 2단계 평균 경쟁률은 6.1 대 1로 미달 학교를 제외한 전체 평균 2.8 대 1보다 2.2배 높았다. 2단계 경쟁률이 5 대 1을 넘어선 학교는 15곳이었다.
1단계 경쟁률 5 대 1을 넘어선 58개교는 '사교육 트라이앵글'에 집중되는 경향이 나타났다. 노원구 소재 학교가 7곳으로 가장 많았고 강남구 서초구에서도 각 6개교가 나왔다. 송파구 양천구가 5곳으로 뒤를 이었다. 반면 금천구 마포구 서대문구 용산구 종로구 중구에서는 1단계 경쟁률이 5 대 1을 넘어서는 학교가 한 곳도 없었다.
구별로는 동작구가 1단계 7.3 대 1, 2단계 3.1 대 1로 모두 가장 높았다. 거꾸로 1단계 1.5 대 1, 2단계 1.3 대 1을 기록한 중구가 최하위였다. 중구는 도심공동화 현상으로 학생수가 부족한 상황이다.
전체 196개교 중 7개교가 1단계에서 미달했고 이 중 5개교는 2단계에서도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2단계 미달 학교는 총 29곳이었다.
● 경쟁률 하위 학교 지원 대책 가동
시교육청은 이날 정원을 채우는 데 실패한 29개교에 대한 지원 방향을 발표했다. 시교육청은 "고교 선택제에서 학생 학부모가 선호했던 학교는 교육 시설이 우수한 학교보다는 독특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학교가 대부분이었다"며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학교별 맞춤형 지원에 애쓰겠다"고 밝혔다. 시교육청은 이를 위해 예산 3억5600만 원을 편성했다.
각 학교는 이 예산으로 '입학사정관제 대비 프로젝트' '글로벌 리더 교육프로그램' 'EBS 인터넷 강의 수강반' '원리기반학습' '자기주도적 e러닝 학습실' '연간 100시간 이상 영어 수학 과학 캠프' 등을 운영하게 된다.
시교육청은 3년 연속 경쟁률을 미달하는 학교는 △학급 수 감축 △학교 전환 △학교 재배치 등의 조치를 취한다는 방침을 갖고 있다. 그 후에도 경쟁률이 미달하면 학교는 문을 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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