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부내 하나회’ 논란 민판연 회원명단 공개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4월 21일 03시 00분


대법관-감사원장 등 181명… 회원가입 방식도 바꾸기로

다수의 대법관과 헌법재판소 재판관 등을 배출해 사법부 내에서 최고의 엘리트 집단으로 꼽히는 민사판례연구회(민판연)가 회원 명단을 공개했다. 이번 명단 공개는 진보성향의 법관 모임인 우리법연구회에 대한 해체 요구가 잇따르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법원 안팎의 주목을 받고 있다.

민판연은 최근 발간한 32번째 논문집 ‘민사판례연구’ 뒷부분에 4쪽에 걸쳐 181명의 회원 명단을 싣고, 회원 가입도 희망자를 받는 방식으로 바꾸기로 했다고 20일 밝혔다.

민판연은 지금까지는 사법연수원 기수별로 2, 3명 정도를 회원들의 추천을 받아 신규 회원으로 가입시켜 왔고,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서울대 법대 출신만 회원으로 받는 등 폐쇄적 운영 방식 때문에 ‘사법부의 하나회’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민판연 회장인 윤진수 서울대 법대 교수는 논문집 서문에서 이번 명단 공개와 운영방식 변화의 이유에 대해 “법학계와 법조계가 심각한 변동을 겪고 있고 그럴수록 연구회가 순수한 학술연구단체라는 본연의 모습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공개된 회원 명단에는 양승태 양창수 민일영 대법관과 이공현 목영준 헌재 재판관, 김황식 감사원장 등이 포함됐다. 또 이동명 의정부지법원장을 비롯해 김상철 김용덕 문용선 박병대 성낙송 원유석 이균용 서울고법 부장판사 등 고위법관 12명도 회원으로 확인됐다.

이 밖에 송상현 국제형사재판소장, 권오곤 국제유고전범재판소 부소장, 김용담 전 대법관과 최근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5만 달러 뇌물수수 의혹 사건에서 무죄를 선고한 김형두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도 민판연 회원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을 지낸 허만 변호사(법무법인 세종)와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부장판사 시절 외환은행 헐값매각 의혹 수사과정에서 여러 차례 구속영장을 기각해 검찰과 마찰을 빚은 민병훈 변호사도 명단에 포함됐다.

전체 회원 가운데 현직법관은 89명이며 대학교수 등 학계인사가 53명, 변호사가 33명이었다. 명단에 포함된 이들 가운데 법원행정처 소속 부장판사 4명은 탈퇴해 현재는 회원이 아니다.

전성철 기자 daw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