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의학과 생명과학 학문융합 절실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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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22일 03시 00분


포스텍에 의사출신 교수 부임 이어 의사출신 학생 이혜원씨 융합생명공학부 입학

비뇨기과 전문의 출신인 이혜원 씨가 포스텍 융합생명공학부 연구실에서 실험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포스텍
비뇨기과 전문의 출신인 이혜원 씨가 포스텍 융합생명공학부 연구실에서 실험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포스텍
포스텍(포항공대)에 의사 출신 교수가 부임한 데 이어 의사 출신 학생까지 입학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달 포스텍 융합생명공학부(대학원 4년 과정)에 이혜원 씨(31·여)가 입학했다. 충남과학고와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이 씨는 삼성서울병원에서 인턴과 레지던트 수련 과정을 밟은 뒤 2006년 비뇨기과 전문의 자격증을 취득했다. 이 씨는 “이제 걸음마 단계이지만 의학과 생명과학을 연결하는 연구가 굉장히 중요하다는 느낌이 든다”며 “전문의 과정도 쉽지 않았지만 생명공학 연구가 결국 의학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가 비교적 안정적인 의사의 길을 접고 기초과학 연구를 시작한 이유는 의료 분야에서 새로운 성과를 내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그는 “환자를 돌보는 일을 4, 5년가량 하면서 고민을 많이 했다”며 “진료와 수술은 교과서적으로 반복되기 때문에 여러 가지 난치병을 다루는 새로운 의술을 개척하기 위해서는 기초부터 새로 시작해야 한다는 생각이 갈수록 깊어졌다”고 말했다. 종양 면역학 분야에 관심이 많은 그는 전립샘암과 비뇨기 계통의 종양 연구에 집중할 계획이다. 전립샘암은 국내에서 발생 빈도가 높아지고 있지만 기초 연구는 미국 등에 비해 매우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가 생명공학을 선택한 다른 이유는 신약 개발의 토대를 마련하고 싶어서이다.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신약 개발에 참여할 수 있는 ‘연구의사’ 수요가 높아지고 있지만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 씨는 “생명공학을 의학과 연결할 수 있는 기초융합적 접근 방식이 매력적”이라며 “실험 실습을 마음껏 할 수 있는 포스텍의 연구 환경도 기초과학을 위해 중요한 부분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초과학에 대한 이런 열정 덕분에 그는 입학 때 ‘청암장학금’을 받았다. 이 장학금은 포스텍 석·박사 통합과정이나 박사과정 신입생 중에서 선발해 3년 동안 매년 2500만 원을 지원하는 것. 금액 면에서 국내 최고 수준이다.

앞서 2006년 3월에는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서울대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로 근무하던 김윤근 교수(47)가 포스텍 생명과학과로 옮겨왔다. 난치병에 속하는 알레르기 천식 같은 질환을 극복하려면 기초 분야인 생명과학과 응용과학인 의학의 융합이 절실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생명과학 연구 성과는 의학에 가장 빠르고 적절하게 응용될 수 있다”며 “기초와 응용과학을 구분하기보다는 기초 속에 응용이 있는 방식으로 융합적 연구가 이뤄져야 국제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밝혔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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