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갈라짐 현상이 일어난 인천 중구 실미도 앞바다. 갯벌을 건너가는 관광객들 앞에 실미도가 보인다. 사진 제공 국립해양조사원
■ 하루 1∼3차례 길 열리는 실미도-제부도
회사원 박윤석 씨(40)는 주말에 가족과 함께 놀러 갈 곳을 알아보기 위해 21일 인터넷을 이용하다가 국립해양조사원 홈페이지(www.khoa.go.kr)에 들어간 뒤 무릎을 쳤다. 바닷길이 열리는 신기한 풍경을 볼 수 있어 ‘모세의 기적’으로도 불리는 ‘바다 갈라짐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와 전국의 해변을 소개하고 있었기 때문. 그는 “수도권 바닷가에서도 바다 갈라짐 현상이 일어난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됐다”며 “주변 숙박업소와 교통정보 등이 잘 나와 있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봄을 맞아 바닷가를 찾아 맑은 공기를 마시며 주말을 즐기려는 상춘객들이 늘고 있다. 특히 4월에는 조수 간만의 차로 썰물 때 주위보다 높은 해저 지형이 해상으로 노출돼 마치 바다를 양쪽으로 갈라놓은 것처럼 보이는 바다 갈라짐 현상이 자주 나타나 발길을 끈다. 이 현상은 서, 남해안과 같이 해저 지형이 복잡하고, 조차가 큰 지역에서 주로 발생하는데 충남 보령시 무창포와 전남 진도군 모도, 전남 여수시 사도 해변 등이 전국적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인천 중구 실미도와 인천에서 가까운 경기 화성시 제부도 등에서도 바닷길이 열린다. 30일까지 하루 2, 3차례 바다 갈라짐 현상이 나타나는데 바다가 갈라지는 시간(4시간 안팎)에 맞춰 섬에 들어가면 좋다. 바닷물이 빠진 갯벌에서는 바지락과 동죽 등 조개를 캘 수도 있어 즐거움을 더해준다.
○ 시대의 아픔 간직한 실미도
무의도에서 걸어서 5분 모래해변-솔숲 어우러져
2003년 12월 개봉해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실미도’의 촬영장소로 알려지며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영화에서는 실미도에서 북파훈련을 받던 특수부대원들이 바다가 갈라지는 시간에 맞춰 부대를 빠져나와 버스를 빼앗은 뒤 서울로 진입하다가 자폭한 것으로 나온다.
이 섬은 인천국제공항이 위치한 영종도에서 가깝고, 해안선의 둘레가 6km에 불과한 작은 무인도. 섬 대부분이 해발 80m 이하 야산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해안은 모래와 개펄이 뒤섞여 있다. 하루 한두 차례씩 바다가 갈라지는 현상이 나타나며 이 섬에서 60m 떨어진 무의도(舞衣島)에서 걸어서 5분 정도 걸린다.
고운 모래사장과 소나무 숲이 어우러진 실미해변과 무의도선착장 주변에서 바다낚시를 즐길 수 있다. 무의도에는 굴과 생선회, 바지락칼국수 등을 파는 식당이 몰려 있다. 인천 앞바다의 야경을 볼 수 있는 콘도형 펜션과 민박시설 등이 운영된다. 해변가에서 산악오토바이 등을 즐길 수도 있다.
영종도 잠진선착장에서 차량을 실을 수 있는 차도선이 30분 간격으로 무의도까지 운행한다. 인천 연안부두에서도 하루 한 차례 출발하는 정기 여객선이 있지만 차량을 실을 수 없다.
○ 낙조가 아름다운 제부도
썰물때 2.3km 도로 나와 드라이브- 낙조 명소로
인천에서 차량으로 1시간 정도 걸리는 화성시 서신면 앞바다의 조그마한 섬이다. 하지만 주말이면 드라이브나 관광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사계절 북적인다.
이 섬이 명소로 떠오른 것은 바다 갈라짐 현상에 따라 물이 빠지는 썰물 때면 육지에서 제부도까지 2.3km에 이르는 시멘트 도로가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 이 섬은 서해안에서 몇 손가락 안에 꼽히는 낙조 명소이기도 하다.
국립해양조사원 해양과 임관창 주무관은 “바다가 갈라지는 시간은 홈페이지에서 매달 확인할 수 있다”며 “교통정보와 주변 관광명소, 숙박시설 등에 대한 정보도 제공하기 때문에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032-880-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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