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문화수도의 꿈, 광주 뛰다]<중>미리보는 亞문화전당 ‘빛의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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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23일 03시 00분


자연채광… 녹지… ‘아시아 가치’ 구현
연면적 60%가 지하에 지상높이는 10m 불과

국립 아시아문화전당 내부에 조성될 ‘아시아문화광장’ 조감도. 이 광장은 문화전당 중심부에 자리해 전남도청 앞 분수대 쪽에서 들어오는 방문객들이 처음 전당과 만나는 ‘소통공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조감도 제공 아시아문화중심도시추진단
국립 아시아문화전당 내부에 조성될 ‘아시아문화광장’ 조감도. 이 광장은 문화전당 중심부에 자리해 전남도청 앞 분수대 쪽에서 들어오는 방문객들이 처음 전당과 만나는 ‘소통공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조감도 제공 아시아문화중심도시추진단

광주 아시아문화중심도시 프로젝트의 핵심시설인 ‘국립 아시아문화전당’은 외양부터 매우 눈길을 끈다. 이 생소한 건축물의 이름은 건축설계안 국제공모(건축설계경기)를 통해 선정된 재미건축가 우규승 씨(68)의 ‘빛의 숲(forest of light)’. 전 세계 33개국 124개 출품작 가운데 당선작으로 선정된 우 씨의 최초 설계안에 따르면 신축되는 3개 건물(전시동 공연장 소극장)은 지상 높이가 10m(2층 규모)에 불과했다. 총면적의 60% 정도가 지하에 들어서도록 설계됐다. 한마디로 보통 사람들에게 깊이 각인돼 있던 ‘현대건축-고층건물’ 고정관념을 과감하게 깨뜨리고 나선 것이다.

이 건물에는 5·18민주화운동의 중심지에 새로운 ‘문화의 꽃’을 피워 보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설계자 우 씨 역시 처음부터 5·18을 강조했다. 그는 당선작 설명회에서 “5·18에 대한 역사의 기억을 살리고, 시민들이 자유롭게 참여하고 이용하도록 하자는 두 가지 명제를 염두에 뒀다”고 밝혔다. 특히 지하 10∼25m에 배치된 시설에 지열식 냉난방 시설과 천창(天窓)을 이용한 자연채광 설계, 옥상 내 수분흡수층을 통한 물 저장, 소나무 대나무가 어우러진 지상녹지 등 친환경적 자연요소들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인 점은 커다란 관심을 모았다. 우 씨는 “‘아시아적 가치’란 자연을 어떻게 대하는가 하는 태도에 있다”고 전제하고 “자연과 유기적 관계 안에서 사람이 생활하고 변화해갈 수 있도록 친환경적인 공간에서 아시아를 찾으려 했다”고 설명했다.

광주 안팎에서 제기된 ‘랜드마크’ 논란에 이은 ‘옛 전남도청 별관 보존’ 농성 등에 휘말려 문화전당 건축공사의 전체 공정은 현재 13.5%에 그치고 있다. 무엇보다 지난해 5·18 단체 회원들의 장기농성 이후 ‘도청별관 부분 보존’ 쪽으로 결론 난 이후 수정설계가 진행되고 있다.

■ 평화교류원-亞예술극장 창조와 소통 샘솟는 발전소

‘아시아문화중심도시 광주’의 핵심시설인 국립 아시아문화전당은 처음부터 전시와 공연, 창작 교육 연구 활동이 동시에 가능한 복합문화시설로 설계됐다. 기본 운영개념을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새로운 문화콘텐츠를 창출해 내는 ‘문화 발전소’ 쪽에 가깝다. 예술적 창의성에 첨단 정보통신기술이 결합한 문화콘텐츠를 창출하는 전초기지를 마련해 국내외 예술가들이 함께 참여하는 열린 창작공간을 조성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목표는 ‘아시아문화중심도시 광주’를 문화외교 네트워크의 구심점으로 만드는 것. 이런 기능이 확산되면 자연스럽게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떠올라 관광객을 끌어 모으는 효과도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문화체육관광부 아시아문화중심도시추진단(단장 이병훈)은 이미 문화전당의 콘텐츠와 운영시스템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 개발절차에 들어간 상태다. 이 단장은 “문화전당이 세계적 복합문화시설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독창적이고 선도적인 콘텐츠를 생산하는 기관이 돼야 할 것”이라며 “추진단은 전당 내 5개 시설의 특성에 맞는 운영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문화전당은 벽이 없는 소통과 평등의 공간, 즉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열린 문화공간으로, 아시아 등 전 세계 방문객들이 만나 소통하고 창작하는 명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립 아시아문화전당 내 5개 시설

▽ ‘민주평화교류원’=광주의 민주 인권 평화 정신을 아시아와 공유하는 것을 목표로 문화교류를 위한 프로그램 및 업무를 총괄 관리하는 시설이다. 민주 인권 평화기념관(5·18민주화운동 기념공간)과 아시아문화교류지원센터(국내외 방문객 서비스센터 등 문화교류 사업 총괄), 경영전략지원센터(수익사업 총괄 및 경영전략 지원) 등 3개 부서를 둔다.

▽ 문화창조원=인문 공학 예술 등 다양한 분야의 창작자들이 협력해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고, 보여주고, 체험하도록 하는 시설. 이곳에는 △문화콘텐츠 기획창작센터 △문화콘텐츠제작센터 △복합전시관 등이 설치된다.

▽ 아시아예술극장=아시아 공연예술의 제작 실연 유통이 동시에 이뤄지는 ‘팩토리숍’ 개념으로 공간분할이 가능한 가변형 공연시설인 대극장과 무대 고정형 극장인 중극장이 들어선다.

▽ 아시아문화(정보)원=아시아 문화에 대한 기획 연구와 수집 관리 활용을 통해 그 창조적 활용 방안을 모색하는 곳. 아시아문화연구소, 아시아문화자원센터, 아시아문화아카데미도 운영한다.

▽ 어린이지식문화원=어린이 관련 콘텐츠를 전시하고 예술가와 함께 다양한 창작활동을 펼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 교육문화콘텐츠개발센터와 어린이박물관도 들어선다.

광주=김권 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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