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 “못찾은 7명 시신도 혹시…” 가족들 기대감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4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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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생자 장례일정에도 변화 있을지 주목

박보람 하사의 시신이 22일 함미 인근의 연돌 침몰지점에서 발견되면서 마지막까지 찾지 못한 실종자 7명의 시신이 발견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해군이 천안함 함미(艦尾)를 15일 인양한 뒤 이틀에 걸쳐 함미를 구석구석 수색했음에도 실종 승조원 46명 가운데 8명을 찾지 못한 이유에 대해 이들이 갯벌에 묻히거나 폭발 과정에서 충격에 의해 산화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봤다.

해군은 천안함의 연돌이 함미 발견 부근에 있다는 사실을 최근에 확인하고 21일 인양 크레인이 평택을 출항해 22일 오후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인양을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시신은 함체 인양업체들이 수중에서 연돌을 인양하는 과정에서 발견했다. 박 하사는 전투복 차림이었으며 이름표를 보고 신원을 확인했다.

연돌은 지름 1.5∼2m, 높이 6m 정도로 파손 상태는 확인되지 않았다. 국방부 관계자는 그동안 연돌의 위치를 공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함미와 함수 인양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고 함미 옆에 연돌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해군이 연돌 인양을 서둘렀으면 시신 발견이 더 빨랐을 수도 있다. 그래서 “해군이 너무 안이하고 무성의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당초 8명의 실종 승조원들 대다수가 기관조종실 근처에 있었다는 것이 생존자들의 증언이다. 기관조종실은 갑판 바로 밑 좌측에 있는 곳으로 옆에 위치한 원·상사식당, 가스터빈실(갑판 아래 3층)과 함께 함미 절단 부위에 속한다. 천안함 침몰 당시 충격을 받아 선체에서 떨어져 나간 것으로 보인다.

실종자 가족들은 연돌 또는 함수에서 시신이 나올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함수는 2시간여에 걸쳐 천천히 침몰해 대피나 구조 여유가 있었던 만큼 함수에 실종자들이 있을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완전 배제할 수는 없다.

장례 일정에도 변화가 있을 수 있다. 전사자가족협의회는 함수 인양 후에도 발견되지 않은 희생자의 경우 ‘산화자(散華者)’로 처리해 최대한 빨리 시신 없이 장례를 치를 계획이었지만 ‘연돌 인양’이란 변수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실종자 가족들은 “연돌은 무게가 20t에 불과해 인양작업 속도가 빠를 것”이라며 “솔직히 함수와 연돌이 모두 인양된 뒤 장례식을 치르고 싶다”고 말했다.

나재봉 장례위원장은 “현재 작업 진척상황으로는 함수와 연돌 인양 시기가 비슷할 것으로 보여 장례 일정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남은 실종자 명단(7명)


△이창기 원사(40) △최한권 상사(38) △박경수 중사(29) △장진선 하사(22) △박성균 하사(21) △강태민 일병(21) △정태준 이병(20)

평택=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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