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처음으로 외래어가 포함된 행정동 명칭이 지방의회를 통과하자 한글단체 등이 반발하고 있다. 대전 유성구의회는 21일 제164회 임시회 본회의를 열어 대전 유성구에 ‘관평테크노동(洞)’을 신설하도록 하는 조례를 통과시켰다고 22일 밝혔다. 의회는 이날 투표를 실시해 찬성 5표, 반대 2표, 기권 1표로 원안인 ‘관평테크노동’안을 가결했다. 가결에 앞서 이건우 의원 등 3명이 ‘관평테크노동’을 ‘관평동’으로 하자는 내용의 수정 발의안을 냈으나 부결됐다.
구즉동에서 분리해 신설되는 관평테크노동은 탑립동과 용산동, 관평동을 관할하는 행정동. 현재 법정동은 영어식 지명을 사용할 수 없게 돼 있지만 몇 개의 법정동을 묶어 일컫는 행정동 명칭에는 명확한 규정이 없다.
외래어를 포함한 행정동 명칭이 제정되자 한글단체의 반발이 거세다. 한글문화연대는 이날 성명을 통해 “대전시 유성구는 더 이상 선비의 고장이 아니라 국적불명의 땅이 돼 버렸다”며 “이번 조례에 대해 행정소송을 내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한글학회 대전지회 등 한글 관련 단체 대표자 등도 20일 유성구청과 유성구의회를 항의 방문해 “마을 이름을 외국어로 지으려는 것은 우리말을 더럽히고 죽이는 짓”이라며 “역사의 죄인이 돼 후손으로부터 원망과 비난을 들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외래어 행정동 명칭에 반대하는 34개 한글단체의 연명부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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