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me TOWN]틀 바뀌는 대입 제도… “수시〓내신” 믿고 있다간 큰 코 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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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26일 03시 00분


2012학년도부터 수시전형 지원횟수 제한, 수능 성적 반영 방식의 변화 등 대입제도 전반에 변화가 예상된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치러진 수능 당일 풍경. 동아일보 자료 사진
2012학년도부터 수시전형 지원횟수 제한, 수능 성적 반영 방식의 변화 등 대입제도 전반에 변화가 예상된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치러진 수능 당일 풍경. 동아일보 자료 사진

《2012학년도부터 그 이듬해에 걸쳐 교과과정과 함께 대학수학능력시험이 개편된다. 이에 따라 입시제도 전반에 변화가 찾아올 가능성이 높다. 이미 수시 전형에서 예비합격 제도 도입 및 지원횟수 제한, 수능점수 반영 방식의 변화가 검토되고 있는 상황이다. 대입에 전면적인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학생과 학부모의 대응 전략도 달라져야 한다.》

2012∼2013 대학입시 변화 기상도
입학사정관제 확대 진로·전공 빨리 결정-비교과 영역 준비 철저히
대학의 자율권 확대 정시 ‘학생부-논술 대신 수능 비중 강화’ 움직임

수리영역은 수능에서 언제까지 중심 역할을 할까

우선 수리 ‘나’형에 미적분이 포함되면서 수험생이 느끼는 부담이 가중될 것이다. 이로 인해 하위권 학생들이 수리영역을 아예 포기해버리거나 일부 단원만 공부한다면 수리 ‘나’형의 표준점수는 지금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미적분 단원이 수능에 처음 포함되는 만큼 문제는 쉽게 출제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표준점수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중위권 학생은 쉬운 문제 중심으로 전 단원을 고르게 공부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

2012학년도 이후 수능에서는 수리영역보다 외국어영역이 주요 변수로 부상할 것이다. 지금까지는 외국어영역 교과과정의 한계로 난도를 일정 수준 이상으로 높이는 게 어려웠다. 하지만 교과과정 개편으로 듣기 등 실용영어가 강조되면서 학습해야 할 어휘 수가 증가하는 등 전반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외국어영역의 난도를 높일 수 있는 기반이 형성된 것이다. 최근 몇 년간 논술시험에서도 영어지문 활용이 늘고 있는 것도 수능 외국어영역의 난도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2012학년도 입시에서 수리영역과 외국어영역 성적이 정시의 결과를 좌우할 수 있음을 명심하고 준비해야 한다.

입학사정관제 주목해야… 비교과 영향력 증가

입시제도가 개편되면서 서류평가 중심의 입학사정관제 전형이 활성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1학기 수시모집이 사라짐에 따라 대부분 수시 1, 2차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나 일부 대학에서는 정시모집 일부 전형에서도 입학사정관제를 활용할 계획임을 밝혔다.

입학사정관제란 외국 유명 대학에서 일반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학생 선발방법으로 국내 대학들도 특기자전형과 국제학부 및 글로벌 전형 등에 입학사정관제를 도입하고 있다. 토플이나 토익 등 영어공인성적과 수능 성적·학생부 등 학력평가 지표를 반영하되 자기소개서, 봉사활동 등의 서류평가와 면접의 비중을 높인 전형이다.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선발하는 인원이 얼마나 확대될지 예측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정부의 교육정책 의지와 대학 자율화 추세가 맞물려 당분간 입학사정관 전형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대학들이 선발 규모와 상관없이 입시 전반에 입학사정관제 개념을 도입하는 추세다.

일부 입시학원에서는 입학사정관제가 결국 유명무실해지거나 그 의미가 축소될 것으로 예상한다. 새로운 제도 도입으로 대학 사회 내 혼란을 편향적으로 해석한 결과다. 하지만 입학사정관제는 궁극적으로 내신·수능·대학별고사 등의 학력중심 전형과 균형을 이루는 대학입시의 중요한 축이 될 것이다.

지금의 추세로 입학사정관제가 확대된다면 진로와 전공을 빨리 결정하는 것이 입시 준비에 유리해질 것이다. 자신의 진로와 관련 있는 비교과영역에 대한 준비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영어공인성적에 매달리거나 마구잡이식으로 경시대회에 출전하기보단 적성에 맞게 전략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 학교 및 입시학원에서 상담을 받아보는 것도 방법이다.

2013학년도 대입의 핵심…대학의 자율권 확대

동아일보 자료 사진
동아일보 자료 사진
고려대와 연세대가 2012학년도 입시안을 놓고 가벼운 설전을 벌인 바 있다. 대학입시의 권력 이동을 보여주는 사례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대학입시의 주도권은 정부가 쥐고 있었다. 최근 들어 대학이 주도하는 입시체제로 변화하고 있다. 올해부터 논술 가이드라인이 사라질 것으로 보이며, 대학들은 정시에서 논술과 학생부의 영향력을 줄이고 수능 비중을 더욱 확대한 전형을 마련하고 있다.

교육 관계자들 사이에 2012학년도 입시를 둘러싼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2012학년도 입시가 각 대학의 성격을 반영한 대학 중심 선발체제의 신호탄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단기간의 준비만으로 입시에서 성과를 낼 수 없는 만큼 고등학교 2학년은 물론 1학년과 학부모, 일선 교사들이 각 대학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고려대와 연세대의 논쟁은 언뜻 두 대학의 입장이 대립하는 것으로 보이나 본질은 같다. 두 학교 모두 대학의 자율성에 기초해 학생을 선발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고려대가 국민적 합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정시에서 일정 배수를 선발한 후 추천서나 비교과 등 여러 요소를 반영해 최종 합격자를 가리겠다고 발표한 것은 대학의 자율성을 확실하게 보장받겠다는 의지로 들린다.

2012학년도 이후 대학입시는 대학의 자율성을 기반으로 각 대학이 우수 학생을 선발하기 위해 다양한 전형을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 연세대는 수시 전형에서 내신 우수자, 대학별 고사 우수자, 비교과 영역 우수자 등 다양한 전형 방식으로 입학정원의 약 80%를 선발하겠다고 발표했다. 정시에서는 수능 성적 우수자를 중심으로 선발해 각 전형의 특성을 차별화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입시 과정에서 나타나는 ‘수능+내신+논술’이나 ‘내신+논술’ 같은 다중 구조를 끊어 수험생의 부담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연세대의 입시 방향에 다른 대학들이 동참한다면 그 여파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고등학교 현장에서의 변화가 예상된다. 2학년 1학기 여름방학 이후 내신 위주 교과 편성이 깨지고, 대학별고사와 수능 대비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다. 2012학년도 이후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이라면 변화하는 입시 환경을 주시하면서 전략을 세워야 한다. 고등학교 1학년 과정까지는 내신 중심으로 기본기를 다지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자신의 강점을 파악해 더욱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수시 전형의 특성 변화 꾸준히 지켜봐야

지금까지는 수시 전형에서 내신 성적 비중이 높았다. 입시제도가 변화하더라도 내신 성적은 수시 전형에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다만 입학사정관 전형과 맞물리고 수시 전형 자체가 다양화하면서 ‘수시=내신’이라는 등식은 깨질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올해 입시부터 수시 전형에 변화가 나타날 것이다. 대표적으로 주요 대학 수시 전형 중에서 내신 성적의 비중이 가장 높은 서울대 지역균형선발 전형이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바뀌었다. 고려대도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선발하는 인원을 대폭 확대했다. 지난해 연세대의 ‘진리자유 전형’은 1단계에서 내신 성적 위주로 2배수를 선발한 후, 2단계에서 서류전형과 면접으로 최종 합격자를 가렸다. 내신 성적이 1단계에서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지만 결과적으로 내신 성적만 관리한 학생들은 최종 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앞으로 수시 전형은 내신 성적의 비중을 더 줄이고 전형 방식을 다양화할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학업성취능력의 주요 척도인 내신 성적은 대입에서 여전히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입시 환경이 변화한다고 해도 내신의 중요성을 간과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다수의 사립대는 주요 교과 성적과 여러 비교과 영역을 결합해 학생의 종합적인 학업성취능력을 판단할 것이다. 특히 중하위권 대학들이 내신 중심 선발 모형을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 2012학년도 이후 입시에서는 내신 성적도 각 대학의 전형 특성에 따라 다양하게 재해석될 것이다. 성실하게 공부하되 수시 전형에 불어오는 미묘한 변화를 감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종서 이투스청솔 교육컨설팅 이사

본고사형 논술고사 출제 가능성 높다

영어지문 늘어나고 자연계는 소논제 중심
답-풀이과정 명확한 문제 출제할 가능성


2012학년도 이후 수시모집 논술고사에서는 인문계열과 자연계열 모두 영어 지문의 출제비율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한국외국어대는 2009학년도 ‘수시2-1 외대프런티어’ 전형에서 인문계와 자연계 논술고사 모두에 영어 제시문을 출제했다.

자연계열에서는 소논제를 중심으로 정답이 명확하고, 풀이과정을 요구하는 논술 문제가 출제될 것으로 보인다. 풀이과정을 요구하는 수학문제는 지금껏 교육과학기술부가 논술 가이드라인을 통해 금지해왔지만 경희대를 비롯한 일부 대학은 이미 그런 문제를 출제해왔다. 고려대도 자연계열 논술에서 수리 2문항과 과학 3문항을 출제했으며, 소논제(13개) 대다수가 정답과 풀이과정을 요구했다.

논술 가이드라인이 폐지되면서 논술 문제가 본고사형으로 바뀌는 경향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인문계열에서도 통합형 논술을 추구하면서 소논제 일부를 수리 논술 형태로 출제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고 인문계열에서 자연계열과 유사한 문제가 출제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사회교과 영역(지리, 경제, 사회문화 등)에서 다양한 사회 현상을 통계나 확률 등의 수리적 접근으로 답을 유추하는 문제가 출제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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