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전역에 애도의 한 주가 시작됐다. 천안함 침몰 사건 희생자 46명의 장례가 경기 평택시 해군 제2함대사령부 내 대표 분향소를 비롯해 전국 각지의 공동분향소에서 25일 시작됐다. 이들의 장례는 해군장(海軍葬)으로 5일 동안 치러지며 영결식은 29일 오전 10시 해군 제2함대사령부 내 안보공원에서 거행된다. 영결식을 끝낸 46명의 희생자는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안장식 후 합동묘역에 안장된다.
정운찬 국무총리는 25일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고 “천안함 장례기간(25∼29일)을 국가애도기간으로 선포하고 영결식이 거행되는 29일을 국가애도의 날로 지정한다”고 말했다. 행정안전부는 “국내 사건과 관련해 국가애도기간 및 애도의 날을 지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미국 9·11테러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2001년 9월 14일을 ‘애도의 날’로 지정한 바 있다. 애도기간에는 모든 공무원이 검소한 복장에 근조 리본을 패용한다. 애도의 날인 29일에는 전국 학교와 관공서 등 공공기관에서 오전 7시부터 밤 12시까지 조기를 게양한다. 또 추모 묵념을 위해 오전 10시부터 전국적으로 1분 동안 사이렌이 울려 퍼진다.
정 총리는 또 “정부는 호국영령들을 전사에 준하여 명예롭게 예우하고 1계급 진급과 화랑무공훈장을 추서해 고귀한 희생을 기리겠다”고 밝혔다. 희생 장병의 진급일은 ‘전사 또는 순직한 날’이라는 군 규정에 따라 46명 중 남기훈 상사의 시신이 처음으로 발견된 4월 3일이 됐다. 또 사고 기간 중 진급한 김태석 중사와 문규석 중사에게는 이날 두 단계 오른 원사 진급을 추서했다. 장례가 시작됨에 따라 25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 등 각 지방자치단체가 설치한 전국의 분향소에서는 천안함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시민들의 발길이 줄을 이었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분향소를 찾거나 영결식에 참석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김은혜 청와대 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어떤 식으로든 조문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며 “어떤 계기에, 어느 곳으로 갈지는 좀 더 논의를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평택=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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