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생존 장병들이 희생 장병의 가족들과 2차 면담을 가졌다. 침몰사건 꼭 한 달 만인 26일 오후 9시 22분 경기 평택시 포승읍 해군 제2함대사령부 분향소를 찾은 최원일 함장을 비롯한 생존 장병 58명 중 52명은 조문 직후 부대 내 가족 숙소의 식당에서 30여 명의 가족들과 만나 약 1시간 반 동안 이야기를 나눴다.
10여 개 식탁에 둘러앉은 생존 장병들과 가족들은 사건과 희생 장병들에 대한 기억을 되새겼다. 일부 가족이 사건 직후 구조와 관련해 장교들에게 항의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함장 이하 장병들을 격려했다. 실종자 이창기 준위(40)의 형 이완기 씨(43)는 “함장이 내게 ‘창기와 너무 닮아 한 번에 알아봤다’고 놀라며 ‘의형제처럼 지냈는데 형님 뵐 면목이 없다’고 했다”고 전했다. 고 정범구 병장의 어머니 심복섭 씨(48)는 “함장이 인간적으로 괴로워하며 진심으로 사과하는 모습을 보니 용서가 됐다”며 눈물을 비쳤다.
전사자가족협의회 나재봉 장례위원장은 “‘마음고생 컸을 것’이라며 최 함장에게 막걸리를 따라줬고 함장이 약간 입을 대기도 했다”고 전했다. 한편 29일 영결식에서 희생 장병들의 영정은 고인들과 그동안 한배를 타고 서해를 지키며 가족처럼 지내 온 천안함 생존 장병들이 직접 이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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