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독서뿐 아니다. 책을 읽은 후 내용을 제대로 파악했는지 확인하는 활동 역시 독서만큼 중요하다. 초등학생 때 효과적인 독후 활동 중 하나가 바로 ‘쓰기 활동’이다. 학교 수업을 살펴보자. 사회 시간에 작성하는 조사보고서, 과학 실험 후 작성하는 관찰 기록물 역시 쓰기다. 수학 시간에 문제풀이 과정을 작성하는 것도 쓰기에 속한다. 쓰기에 익숙하지 않은 초등 저학년은 쓰기 활동을 싫어하고 심지어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 독후 활동을 통해 재미있게 쓰기 활동을 하는 방법을 단계별로 알아보자.》
[1단계] 수준별로 쓰기에 접근하기
초등 저학년은 글을 쓰기 전에 간단한 문장이나 단어 쓰기, 맞춤법 바르게 쓰기 같은 ‘글씨 쓰기 활동’에 익숙해져야 한다. 이땐 △독서 퀴즈 △주인공과의 가상 인터뷰 △이야기를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하는 토론처럼 주로 말로 표현하는 방식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자녀와 함께 이야기를 하면서 자녀의 말을 그대로 옮겨 적어보자. 자신이 한 말을 적힌 글을 읽다보면 아이는 쓰기에 대한 거부감을 없앨 수 있다.
글씨 쓰기 활동이 익숙해 졌다면 ‘사실 쓰기 활동’을 시작하자. 사실 쓰기 활동은 읽은 책의 △제목 △글쓴이 △읽은 날짜 △줄거리를 간단히 기록하는 것. 사실 쓰기 활동이 습관화된 뒤에는 ‘느낌이나 생각 쓰기 활동’을 진행한다. 느낌이나 생각 쓰기 활동을 할 때 아이가 단순히 ‘재미있었다’처럼 짧은 문장을 쓴다면 부모는 ‘어떤 부분이 재미있었니?’ ‘왜 재미있었니?’ 같은 질문을 던지는 것이 좋다. 또한 자신의 느낌이나 생각에 대해 명확히 표현하고 글로 옮기는 연습을 하도록 도와야 한다.
‘편지 쓰기 활동’을 통해 본격적으로 글 쓰는 연습을 해보자. 편지 쓰기 활동은 주인공이나 등장인물에게 하고 싶은 말을 편지 형식의 글로 쓰는 것. 이런 방법으로 자녀가 쓰기에 익숙해졌다면 친구에게 책을 소개하는 편지를 쓰는 것도 도움이 된다.
[2단계] ‘쓰기 요소’ 고려해 글 작성하기
어떤 종류의 글이든 쓰기에 필요한 요소가 있다. 쓰기에 필요한 요소를 고려해 글쓰기를 계획하고 작성하는 연습을 한다면 글쓰기를 쉽게 느낄 수 있다.
글쓰기에서 가장 먼저 고려할 요소는 글의 ‘목적’과 ‘대상’이다. 막연하게 독서 감상문을 쓰라고 하기보다는 ‘주인공’(대상)에게 하고 싶은 말을 쓰라고 유도하는 것이 좋다.
다음으로 글의 ‘내용’에 대해 생각한다. 주인공에게 하고 싶은 말을 편지 형식으로 작성한다고 가정했을 때, ‘하고 싶은 말’이 바로 내용이다. ‘등장인물은 왜 그런 행동을 했을까?’ ‘나라면 이렇게 하지 않았을까?’를 생각하며 글 쓰는 연습을 한다.
어떤 내용을 써야할지 잘 모르겠다면 ‘브레인스토밍’(brainstorming)을 해보자. 브레인스토밍이란 한 가지 내용과 관련된 생각을 머릿속에 떠오르는 대로 자유롭게 적는 활동이다. 브레인스토밍을 통해 나온 내용 중 자신이 가장 관심 있는 사실을 골라 주제로 정하고 글로 써보자.
아이가 브레인스토밍도 어려워한다면? 이때는 부모의 적극적인 도움이 필요하다. ‘작가는 왜 이런 글을 썼을까?’ ‘주인공이 다른 입장이었다면 어떻게 행동했을까?’ 등 책에 내용에 대해 아이와 대화하듯이 토론해보자. 이는 아이가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데 도움이 된다.
[3단계]] 형식을 고려해 글 작성하기
글의 주제와 방향을 정하는데 익숙해졌다면 자신의 생각을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글의 ‘형식’을 고려하자. 예를 들어 주인공에게 하고 싶은 말을 쓰기 위해선 편지 형식의 글이 효과적이다. 또 단순히 책의 내용을 다른 사람에게 알리고 싶다면 광고문 형태로 글을 작성하는 것이 좋다.
글의 형식을 설명할 땐 재미있는 모양(우주선이나 우체통, 풍선 등)을 이용해보자. 예를 들어 편지글의 형식을 설명한다면, 우체통을 그린 뒤 그림 안에 ‘받는 사람→첫인사→하고 싶은 말→끝인사→보내는 날짜→보내는 사람’처럼 쓰기 틀을 보여 준다.
자녀가 쓴 글에 대해 칭찬하는 과정도 중요하다. ‘○○가 작성한 글 중 이 부분에선 느낌이 어땠는지 잘 표현돼 있네’ ‘○○가 쓴 글(주장)을 보니까 엄마 생각도 달라질 거 같아’처럼 구체적인 근거를 들어 칭찬하는 것이 좋다.
▶자세한 설명은 ezstudy.co.kr 도움말 한솔교육 주니어플라톤 연구소 이승태 기자 stlee@donga.com
모범답안 vs 나만의 색깔있는 글 어느 글이 더 읽고 싶을까요?
같은 주제의 글이라고 해도 즐거움을 주는 글이 있는 반면, 읽고 싶지 않은 글도 있다. 이유가 뭘까? 다음 두 글을 읽고 ‘즐거움을 주는 글’과 ‘읽고 싶지 않은 글’의 차이점에 대해 알아보자.
[예문1] 제목: 신데렐라를 읽고
신데렐라는 새 엄마와 언니들이 괴롭히는 데도 늘 상냥하고 고운 마음씨로 대했다. 착하게 살아서인지 요정의 마법으로 무도회에 가서
왕자님을 만나게 되고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았다. 나도 신데렐라처럼 예쁘고 착하게 살아야겠다.
[예문2] 제목: 신데렐라는 주몽을 배워야 한다
요정과 왕자가 없었다면 신데렐라는 어떻게 됐을까? 새 엄마와 언니들이 구박하고 괴롭혔을 때 신데렐라는 그저 울기만 했다. 하지만
비슷한 환경에서 자란 주몽은 달랐다. 새 아빠 밑에서 형제들의 질투와 미움을 받았지만 고난을 이겨내고 고구려를 세웠다. 남의
도움으로 행복해진 신데렐라보다는 스스로 노력한 주몽이 존경스럽다.
첫 번째 글은 독서 감상문의 형식을 잘 갖췄다. 책의 줄거리를 잘 정리했으며 글 속에 자신의 생각도 표현했지만 잘 쓴 글은 아니다. 누구나 쓸 수 있는 ‘뻔한’ 내용이기 때문이다. 반면 두 번째 글은 신데렐라와 주몽을 비교해 자신의 주장을 드러냈다.
이처럼 자신의 생각을 새롭게 표현하는 방법을 ‘생각 쓰기’라고 한다. 생각 쓰기를 잘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독서 후 쓰기 활동을 할 때 ‘무엇을 쓸까’에 대해 많이 생각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하지만 자녀가 생각을 잘 떠올리지 못한다면? 이때는 자녀가 생각을 자유롭게 하도록 부모가 도와야 한다.
우선 책 내용과 관련된 경험을 떠오르게 해보자. 비슷한 경험을 생각하다 보면 등장인물의 처지나 사건의 상황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글을 쓸 내용이 많아진다. 책의 내용에 대해 질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주인공은 왜 이런 행동을 했을까?’ ‘작가는 어떤 주제를 말하려고 하는 것일까?’에 대해 질문하자. 자녀는 자신이 미처 관심을 두지 않았던 내용까지 깊이 생각하는 기회를 갖게 된다.
‘반대로 생각하기’는 새로운 관점으로 책의 내용을 살펴보는 습관을 기르는데 효과적이다. 이는 주인공과 다른 위치나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방법이다.
좋은 생각을 글로 연결시키려면 책의 내용에 대해 다양한 토론을 하는 것이 좋다. 토론은 내 생각을 표현하고 내 생각과 다른 사람의 생각을 비교하는 데 도움이 된다. 토론 내용을 정리하면 자신만의 생각이 담긴 멋진 글을 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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