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 간큰 도둑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5월 1일 03시 00분


교도소 동기, 검사집 털어
검찰 배지도 챙기고 나와

절도 전과가 있는 서모 씨(25)와 김모 씨(28)는 교도소 동기. 새 삶을 시작해 보겠다는 목표도 사라지고 돈도 떨어지자 다시 옛날 버릇이 나왔다. 이들은 인터넷 카페에서 만난 송모 씨(30)와 함께 빈집을 털어 유흥비를 마련하기로 했다.

목표 대상으로 삼은 아파트는 서울 서초구 서초2동의 한 복도식 아파트. 복도 쪽 창문의 방범창살만 자르면 침입하기가 수월했다. 이들은 지난달 12일 오전 11시경 집이 빈 것을 확인하고는 절단기로 창살을 자르고 집으로 들어갔다. 안방 화장대 서랍의 현금, 노트북 3대, 명품 시계, 금반지 2개 등을 정신없이 쓸어 담는데 웬 배지 하나가 눈에 띄었다. 바로 ‘검찰 배지(흉장)’. 검사의 집이라는 것을 알고는 잠시 당황했지만 이들은 개의치 않고 집을 털어 유유히 아파트를 빠져나왔다. 검찰 배지도 갖고 나왔다.

하지만 검사 집을 턴 간 큰 빈집털이범들은 이 검사가 경찰에 신고한 뒤 훔친 물건을 파는 과정에서 덜미를 잡혀 2주 만인 지난달 26일 경찰에 검거됐다. 다음 날 절도 혐의로 구속된 이들은 경찰에 “검찰 배지는 광주 터미널 근처 하수구에 버렸다”고 털어놨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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