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사건 희생자 46명의 해상(海上) 위령제가 30일 백령도 인근 침몰현장에서 열렸다. 전날 희생자 46명의 영결식과 국립대전현충원 안장까지 지켜본 유가족 90여 명은 이날 오전 5시 50분 경기 평택시 해군 제2함대사령부 내 군항에서 천안함과 같은 규모의 초계함인 청주함을 타고 백령도로 이동했다.
낮 12시경 사고 현장에 도착한 유가족들은 희생자 46명을 추모하는 묵념을 한 다음 준비한 국화를 바다에 던졌다. 이들은 희생자들을 위한 제사상을 마련해 공동으로 차례를 지냈다. 시신조차 발견하지 못한 산화자(散華者) 유가족들의 아픔은 더욱 컸다. 현장을 둘러본 산화자 박경수 상사(29)의 사촌형 박경식 씨(36)는 “시신조차 찾지 못해 마음이 아팠는데, 그 바다 어딘가에 경수가 있을 생각을 하니 다시 가슴이 아팠다”고 말했다. 이창기 준위(40)의 큰형 이병기 씨(49)는 “몸이 안 좋으신 어머니가 굳이 현장에 가겠다고 고집을 부리셨다”며 “그렇게라도 해야 마음이 편해진다며 다녀오셨다”고 말했다. 위령제를 끝낸 유가족들은 이날 오후 8시경 평택 해군2함대사로 돌아왔다.
장례가 끝남에 따라 일부 인원을 제외하고 유가족 대부분은 집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유가족 측은 앞으로 진행되는 침몰 원인 조사와 천안함 46용사 추모 방법을 논의하기 위해 가족당 1명씩 부대에 머무르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2함대사 측이 “부대도 일상으로 복귀할 때가 됐다”며 난색을 표했다. 나재봉 천안함 전사자 가족협의회 대표는 “군 당국과 부대 잔류 인원과 추모 인원 등을 좀 더 협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군과 유가족은 다음 주에 다시 장례 이후 일정을 논의한다.
한편 국립대전현충원에 조성된 ‘천안함 46용사’ 합동묘역에는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30일 국립대전현충원에 따르면 전날 안장된 46용사를 추모하기 위해 이날 하루 평소보다 2배가량 많은 6000여 명이 합동묘역을 찾은 것으로 추산됐다.
대전 봉산중 1학년 학생 213명은 이날 희생 장병의 묘역을 찾아 조의를 표했다. 김이연 양(14)은 “현장에 와서 많은 희생 장병의 나무 묘비를 보고 희생 규모가 컸다는 걸 실감했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