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그후, 무엇을 할것인가] ‘軍令-軍政 이원화’가 혼란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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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5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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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 지휘권은 합참의장, 인사-징계권은 참모총장장교들 ‘軍政’에 충성 분위기“총장 주업무는 사진 찍는일”

육군참모총장은 54만 명의 대군을 책임진다. 그러나 육군의 작전지휘 라인에서 빠져있다. 공군참모총장과 해군참모총장도 마찬가지다. 합참의장이 군의 작전을 총괄하는 군령권(軍令權)을 행사하기 때문이다. 그 대신 각 군 참모총장은 인사 군수 등 부대를 관리하는 군정권(軍政權)을 행사한다.

군 당국의 천안함 침몰사건 대응 과정에서 보고 체계가 혼선을 빚은 것도 근본적으로 군령과 군정이 둘로 나뉘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해군작전사령관은 군정권자인 참모총장이 아니라 군령권자인 합참의장에게 보고를 하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다. 하지만 이번에도 해군참모총장이 아는 일을 합참의장이 모르는 일이 빈번했다. 예비역 장성들은 제2차 연평해전 등 대형 사건 때도 비슷한 일이 여러 차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지금의 군령-군정 이원체제에서 장교들은 평소 작전을 지휘하는 합참의장보다는 인사권을 거머쥔 참모총장에게 충성할 수밖에 없다. 군 작전을 지휘하는 합참의장에겐 합참 소속 장교 및 부사관에 대한 인사권은 물론이고 이들에 대한 징계권조차 없다. 이들을 징계하려면 각 군 참모총장에게 징계를 요청해야 한다.

한국군은 당초 각 군 참모총장이 군령과 군정을 모두 가지는 단일체제였으나 쿠데타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미군 방식대로 군령과 군정을 나눴다. 군 권력이 한 사람에게 모두 쏠리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 전문가들은 “이젠 쿠데타가 일어날 가능성이 거의 없어졌고 미군처럼 먼 곳으로 이동해 싸우는 게 아닌 국군에게는 효율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군의 지휘체계가 제대로 잡히려면 군령과 군정이 한 방향으로 정리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한 예비역 장성은 “각 군의 작전을 가장 잘 아는 참모총장이 병사들과 사진이나 찍고 노인정을 방문하는 게 업무가 됐다. 작전지휘 및 보고체계 정비 차원에서도 군정과 군령을 작전 총괄책임자나 각 군 참모총장으로 합치는 게 근본적인 처방”이라고 말했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동영상 = 故 ‘천안함 46용사’…국민 품에 잠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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