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자가 같은 공간에 없었더라도 성폭행을 피해 탈출하려던 사람이 다쳤다면 강간치상죄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광주지법 형사2부(부장 조의연)는 2일 함께 술을 마시던 여성을 모텔로 데려가 성폭행하려다 이를 피해 탈출하려던 여성을 다치게 한 김모 씨(37·자영업)에게 강간치상죄를 적용해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해자가 여관 종업원 또는 다른 투숙객에게 구조를 요청할 수 없는 외딴 ‘무인텔’로 끌려와 성폭행당할 뻔한 점과 창문 외에는 탈출이 불가능한 건물구조 등을 감안할 때 비록 가해자가 같은 객실에 없었다 하더라도 강간치상죄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피고인 김 씨는 지난해 8월 광주의 한 주점에서 술을 마시던 A 씨(27·여)를 집까지 데려다 준다며 차에 태워 전남 화순군의 한 무인텔로 끌고 가 성폭행하려 한 혐의로 기소됐다. A 씨는 김 씨가 차에 두고 온 가방을 가지러 1층 주차장에 내려간 사이 2층 객실 창문 밖으로 뛰어내려 전치 16주의 중상을 입었다. 사고 당시 A 씨는 무인텔에 출구가 한 곳밖에 없어 객실 밖으로 나가면 김 씨에게 잡힐 것 같아 창문을 통해 뛰어내렸다고 경찰은 전했다.
광주지법 양영희 공보판사는 “강간미수죄를 적용할 경우 피해자와 합의하면 감금치상죄만 성립해 집행유예로 풀려날 확률이 커 합의를 하더라도 실형 선고가 가능한 강간치상죄를 적용한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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