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상공회의소 고원준 전 회장(67·사진)이 해외 도피 6년 만에 검찰에 자수함에 따라 그의 도피 과정 등에 대한 의문이 풀릴지 주목된다. 울산지검은 지난달 29일 인천공항을 통해 일본에서 자진 귀국한 고 전 회장을 울산으로 압송해 울산구치소에 수감했다.
울산지역 명문가 출신인 그는 30대에 국회의원에 당선된 것을 시작으로 울산시장 출마, 3차례 연속 울산상의 회장 등의 경력에다 거액의 공금 횡령-구속-해외 도피까지 ‘영화 같은 삶’을 살았기에 검찰의 추가 수사 결과에 시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검찰은 그를 상대로 △해외 도피 과정과 도피를 도와준 인물 △횡령액 사용처 등을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자신이 대표와 회장으로 있는 울산공단 내 ㈜한주와 울산상의의 공금 79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2004년 8월 울산지검에 구속됐다. 2003년부터 강원랜드 정선카지노에서 도박을 하다 불법 고리대부업자로부터 빚 독촉을 받자 공금을 횡령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그는 구속 한 달 뒤인 2004년 9월 중순 관상동맥협착증으로 구속집행이 정지된 상태에서 수술과 치료를 받다 1억 원의 보석금을 내고 병보석으로 풀려났다. 울산지검은 1심에서 징역 7년, 추징금 10억 원을 구형했지만 그는 선고를 앞두고 담당 재판부에 자신의 심경을 비관하는 내용의 편지를 보낸 뒤 같은 해 12월 4일 잠적했다. 보석금 1억 원은 모두 몰수됐다. 당시 그가 사라진 뒤 자살설, 일본 밀항설, 중국이나 홍콩 체류설, 국내 은신설 등 다양한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지난달 말 울산지검으로 직접 전화를 걸어 “한국에서 마무리하고 싶다”며 자수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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