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월 경기외국어고를 졸업한 신소영 양(18)은 최근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B)에 합격했다. 신 양은 UCB 지원 시 ‘ACT(American College Test·미국 대학입학학력고사)’ 점수를 제출했다. 신 양의 점수는 36점 만점에 35점. 전체 응시자 중 상위 0.3%에 드는 우수한 성적이다.
미국 대학 입시를 준비한다면 흔히 미국 대학수학능력시험(SAT·Scholastic Aptitude Test)을 치르는 것으로 알고 있다. 신 양이 ACT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신 양은 “ACT의 수학 영역은 중학교 때 배운 내용부터 고등학교 수학1 수준까지 고르게 출제되는데 영어로 수학 문제를 해석할 수 있다면 충분히 풀 수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 양은 “과학 영역도 그래프나 그림을 보고 분석하거나 실험과정을 통해 결과를 도출하는 문제가 출제되는데 고교 교과과정에서 배운 수준으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따로 공부하지 않아도 답을 유추하는 데 수월했다”고 말했다.
최근 해외유학을 준비하는 국내 학생 중에 SAT와 ACT에 모두 응시하는 학생이 많아졌다. 이전까지 미국 대학입학시험은 SAT 위주로 진행돼 왔다. 하지만 최근 미국 아이비리그를 포함한 대학 입시에서 SAT와 함께 ACT 점수를 입학심사기준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ACT 응시자 수가 2005년 118만 명에서 지난해 148만 명으로 늘었다. 국내도 시험이 도입된 후 응시자가 매년 늘고 있는 추세. ACT는 어떤 시험일까, SAT와는 어떤 점이 다를까.
ACT는 영어(English), 수학(Mathematics), 독해(Reading), 과학(Science) 등 4개 영역으로 구성된다. 작문(Writing)은 대학에서 성적을 요구할 경우 선택해 응시할 수 있으며 30분 동안 에세이 한 편을 작성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고등학교 수준의 작문 능력을 평가한다. 영어 영역은 75문제를 45분 동안 풀어야 한다. 기본 문형과 문장구조에 대한 이해를 묻는다. 수학은 한국 교과과정과 비교할 때 고1 수준의 문제가 다양한 난이도로 출제된다. 60분 동안 60문항을 풀어야 한다. 독해 영역은 예술, 문학, 인문사회, 자연과학 등을 다룬 지문을 읽고 40문항을 35분 내에 풀어야 한다. 과학은 그래프나 실험자료를 분석하고 문제해결력을 평가하는 40문항을 35분 동안 푼다.
SAT가 추론능력과 사고력, 문제 분석과 해결 위주로 평가하는 적성검사 성격이 강한 반면 ACT는 교과과정을 중심으로 학교에서 배운 지식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출제되는 것이 특징이다. 국내에서 기본교육과정을 무난히 이수한 학생이라면 특히 수학, 과학 영역은 시험 준비가 크게 어렵지 않다는 것이 시험을 치러 본 학생들의 경험담이다.
2008년에 ACT 만점을 받고 미국 스탠퍼드대 생명공학과에 입학한 김지선 씨(20·여)는 “SATⅠ에는 없고 ACT에 있는 과학영역은 한국 학생의 입장에서 비교적 쉽게 느껴졌다”면서 “독해 영역도 시간 조절만 잘하면 충분히 고득점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규석 대교 교육연구소 선임연구원은 “ACT는 한국의 대학수학능력시험과 비슷한 유형으로 교육과정을 기반으로 출제되기 때문에 한국학생에게 익숙한 면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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