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식을 위해 ‘비아그라’까지 처방받았던 백두산 호랑이 부부 중 암컷 ‘천지’(사진)가 숨졌다. 3일 국립수목원은 만 19세인 천지가 식욕 부진 등 노화현상을 보이다 이날 오후 4시 40분경 폐사했다고 밝혔다. 천지는 1994년 6월 당시 김영삼 대통령이 중국 장쩌민(江澤民) 주석에게 기증받았다. 함께 들여온 수컷 ‘백두’는 아직 생존해 있으나 짝을 찾지 못해 번식이 쉽지 않다고 수목원 측은 설명했다. 백두와 천지는 비아그라 투약, 호랑이 교미장면 비디오 시청 등 수목원 측이 번식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화제가 됐다.
수목원은 백두, 천지를 통한 고유종 번식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자 2005년 10월 중국으로부터 암컷 ‘압록’과 수컷 ‘두만’을 들여왔으나 압록이 2006년 3월 폐사하자 수컷 두만을 지난해 5월 서울동물원으로 새장가를 보냈다. 하지만 두만이 짝 찾기에 실패하자 지난달 다시 수목원으로 데려왔다. 결국 수목원에는 암컷을 잃은 백두와 두만 등 수컷 두 마리만 남아 외롭게 생활할 처지에 놓였다. 수목원 관계자는 “천지는 박제로 만들어 연구용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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