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중 연세대 총장(사진)이 “대입이 자율화되면 평소 소신대로 대학별 고사를 도입하겠다”고 밝혀 본고사 부활을 둘러싼 논란이 일어날 조짐이다.
김 총장은 4일 “대학별로 시험을 보게 되면 모든 수험생이 똑같은 시험을 보게 해 생기는 줄 세우기 부작용을 오히려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대입에 대학수학능력시험, 학교생활기록부, 논술 등을 다양하게 반영하면서 입시 절차가 복잡해져 학생 부담이 늘었다”며 “대학별 고사가 대입제도를 단순화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본고사 실시 금지는 ‘3불 정책’의 한 축이지만 대학가에서는 2012학년도 이후 대입이 자율화되면 대학별 고사를 도입하는 학교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한 대학 관계자는 “서울대는 국립대이기 때문에 먼저 나서기 쉽지 않아 고려대나 연세대에서 먼저 시작할 것으로 봤는데 김 총장이 시위를 당긴 격”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학별 고사가 어떤 형태로 출제될 것인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 대학 관계자는 “1997년 이후 중단된 국어 영어 수학 중심 본고사 형태는 사교육을 유발해 학부모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총장도 “국어 영어 수학 문제풀이보다는 종합적 문제 해결 능력을 보는 통합 교과형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대학별 고사가 사교육비를 줄일 수 있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한 입시업체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쉬운 수능이나 내신은 아무나 가르칠 수 있어 학원도 많다. 그러나 난도가 높은 본고사를 제대로 소화할 수 있는 강사는 그리 많지 않다”며 “예전에도 본고사 강의는 학생 수백 명이 한 강의실에서 들었다. 그 자리를 수강료가 저렴한 인터넷 강의가 대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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