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희생자 수색에 나섰다가 대청도 앞바다에서 캄보디아 국적 화물선과 충돌해 침몰한 98금양호 실종자 7명에 대한 영결식이 사고 발생 34일 만인 6일 오전 10시 인천 서구 경서동 신세계장례식장에서 열렸다. 희생자 9명 가운데 이들 7명의 시신을 끝내 찾지 못했지만, 가족들이 영결식을 치르기로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수산업협동조합장으로 엄수된 이날 영결식에는 김재후 선장(48)을 비롯한 실종자 7명의 영정과 위패를 모신 제단이 차려졌다. 당초 이날 오전 서울 중랑구 원묵고에서 교육개혁과 관련한 특강에 나설 예정이었던 정운찬 국무총리는 이를 연기하고, 장태평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등과 함께 영결식에 참석했다. 정 총리는 다른 참석자들이 자리를 뜬 뒤에도 운구가 영결식장을 떠날 때까지 자리를 지키며 고인들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장례위원장인 이종구 수협중앙회 회장은 조사를 통해 “천안함 수색에 나선 당신들의 조건 없는 조국 사랑을 영원히 간직하겠다”며 숭고한 희생을 기렸다. 실종자 안상철 씨(41)의 동생 상진 씨(39)는 추도사를 통해 “당신들의 아름다운 희생은 말 없는 조국애의 실천이며 소리 없는 가르침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헌화 및 분향이 시작되자 가족들은 끝내 오열했다. 실종 선원 허석희 씨(33)의 어머니(53)는 아들의 영정을 어루만지면서 “어떡해”를 연발하며 통곡했다. 실종자 이용상 씨(46)의 동생 석철 씨(41)도 형의 영정 앞에 국화 꽃 한 송이를 올려놓다가 “형님, 미안합니다”라며 절을 올렸다.
영결식이 끝나자 한국인 실종선원 6명의 영정과 영현은 운구차에 실려 인천 부평구 인천가족공원 시립화장장으로 옮겨졌다. 시신을 수습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들이 생전에 머물렀던 숙소 등에서 찾아낸 의류와 소지품 등을 오동나무 관에 넣어 화장했다. 이들은 지난달 3일 숨진 채 발견돼 같은 달 22일 먼저 장례를 치른 한국인 선원 김종평 씨(55)와 함께 인천가족공원 내 시립납골당에 안장됐다.
이날 영결식을 치른 인도네시아 선원 유수프 하에파 씨(35)의 영정과 영현은 시신을 화장하지 않는 풍속에 따라 주한 인도네시아대사관에 인계됐다. 앞서 김 씨와 함께 숨진 채 발견된 인도네시아 선원 람방 누르카효 씨(36)도 지난달 11일 인도네시아로 운구됐다. 희생자 가족들은 7일 오후 2시 인천 중구 연안부두에서 위령제를 지낸 뒤 해양경찰청 경비함을 타고 팔미도 앞바다에서 헌화할 예정이다.
한편 인천 중구는 희생자 가족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지난달 29일 김종평 씨와 람방 누르카효 씨 등 2명을 의사자(義死者)로 지정해 달라고 보건복지부에 신청했다. 의사자로 지정되면 가족들은 보험금 외에 최고 1억9700만 원의 정부 보상금을 받게 된다. 그러나 실종자의 경우 현행법상 1년이 지나야 사망자로 판단해 의사자 심사가 가능하다. 앞서 정부는 4일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인명 등을 구조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보국포장을 98금양호 희생자 9명 전원에게 추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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