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9월 3일 주부 A 씨(38)는 남편과 함께 경기 용인시 H골프장을 찾았다. 4시간가량 골프를 즐긴 A 씨 일행은 18번홀에서 마지막 티샷을 준비했다. A 씨 남편이 첫 티샷을 날렸지만 공은 경계를 넘어서면서 오비(OB)가 났다. 남편은 다시 자세를 잡고 티샷을 쳤다. 첫 티샷이 빗나가 벌타 없이 다시 치는 멀리건이었다.
그러나 멀리건을 받아 친 공은 근처에 있던 부인 A 씨의 얼굴에 맞았다. 이 사고로 A 씨는 오른쪽 눈의 시력을 잃고 코뼈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다. A 씨는 H골프장 측과 라운드에 동참했던 캐디 2명을 상대로 3억5400만여 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냈다.
수원지법 민사7부(부장판사 배호근)는 골프장 측이 A 씨에게 9500만 원을 지급하고 나머지 청구를 기각하는 내용의 화해권고결정을 했다고 6일 밝혔다. 재판부는 “경기자들이 티샷을 할 동안 캐디는 다른 일행을 후방으로 이동시키거나 나무 뒤로 몸을 피하도록 조치할 의무를 게을리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들은 A 씨 남편의 멀리건을 인정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나 당시 상황을 볼 때 (멀리건에 대한) 명시적 허락 내지 묵시적 용인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피고에게 35%의 과실이 있지만 주의를 소홀히 한 남편과 부인 A 씨에게도 각각 35%와 30%의 과실이 있다”고 덧붙였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