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우리학교 공부스타/미국 명문대학에 합격한 김기연, 기은 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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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5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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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꿈은 환경지킴이… 대학 전공도 ‘텔레파시’ 통했어요”

올해 나란히 미국 명문 대학에 합격한 김기연(사진 왼쪽), 기은 자매는 환경이란 공통된 관심사를 갖고 다양한 활동을 했다. 사진은 2008년 나이지리아에서 열린 ‘제6회 SAGE World Cup Competition’에 국가대표로 참가했던 모습.
올해 나란히 미국 명문 대학에 합격한 김기연(사진 왼쪽), 기은 자매는 환경이란 공통된 관심사를 갖고 다양한 활동을 했다. 사진은 2008년 나이지리아에서 열린 ‘제6회 SAGE World Cup Competition’에 국가대표로 참가했던 모습.

《올해 나란히 미국 명문대학에 합격한 쌍둥이 자매 김기연, 기은 양 (18·경기 성남시).
언니 기연 양은 올해 정시에서 프린스턴대에 합격했으며 ‘2분 동생’인 기은 양은 지난해 수시모집에서 스탠퍼드대에 합격했다.
둘은 초등학교와 중학교 때 함께 서로의 공부법을 벤치마킹하며 전교 10등 안팎의 성적을 유지했고, 우수한 성적으로 한국외국어대 부속 용인외고에 합격했다.
고등학교 진학 후에는 함께하는 시간이 더 많아졌다. ‘환경’이란 공통된 관심사를 가지게 됐기 때문이다.
기연, 기은 자매의 목표는 단순히 미국 명문대 입학에 필요한 ‘스펙’을 만드는 게 아니었다.》

<상> 쌍둥이 자매의 ‘쌍둥이 공부법’
<하> 쌍둥이 자매의 미국 명문대학 도전기


“고등학교에 입학할 때 ‘해보고 싶은 건 다 해보자’고 결심했어요. 특히 관심 있는 환경공학 분야에서 많은 지식과 경험을 쌓고 싶었죠. 동아리에 가입해 적극적으로 활동한 것은 물론이고 환경공학과 관련된 대회에는 빠짐없이 참가하려고 노력했어요. 일관된 목표를 가지고 꾸준히 한 활동들이 미국 대학에 원서를 쓸 때 자연스레 나만의 경쟁력이 되더라고요.”(기은 양)

기연, 기은 자매가 환경이란 관심사를 갖게 된 건 고등학교 1학년 때. 우연히 ‘몽골’과 ‘사막화’를 주제로 한 TV 다큐멘터리를 본 것이 계기였다.

“몽골의 사막이 점점 넓어지면서 우리나라뿐 아니라 아시아 전체 환경에 피해를 준다는 걸 처음 알았어요. ‘어떻게 하면 환경오염을 줄일까’란 고민이 생겼죠. 직접 몽골에 가서 문제의 심각성을 몸으로 체험하고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고 싶었어요.”(기연 양)

고1 첫 학기가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3월 중순, 자매에게 몽골에 갈 기회가 찾아왔다. 학교 선배와 반 친구들을 통해 ‘대한민국 청소년, 세계를 가다’란 청소년 해외탐방 프로그램(2007년 당시 국가청소년위원회 주최·현재는 여성가족부와 한국청소년단체협의회 주최)을 알게 된 것. “가보고 싶은 나라와 방문목적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한 후 채택되면 연구를 지원해 주는 프로그램”이란 친구의 설명을 듣자마자 자매는 ‘이거다’ 하고 생각했다.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자매는 우선 환경에 관심 있는 친구 3명을 섭외해 팀을 꾸렸다. 팀의 보고서 주제는 ‘몽골의 사막화가 한국에 미치는 영향과 그 대책’. 주제를 정한 후엔 자료를 모으고 보고서 작성을 시작했다. 하지만 일사천리로 진행되던 대회 준비는 난관에 부딪혔다. 대회 준비 기간과 고교 첫 중간고사 기간이 겹쳤던 것이다. 대회 준비와 중간고사를 모두 놓칠 수 없었던 기연, 기은 자매는 이때부터 철저하게 하루 생활을 관리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수업시간부터 자율학습시간까지는 내신공부에 ‘다걸기’(올인)하고, 자정이 넘어서부터는 밤을 꼬박 새워 보고서를 작성했어요. 그러다 보니 오히려 다음 날 수업시간에 집중을 못하고 저도 모르게 꾸벅꾸벅 졸게 돼 비효율적이더라고요.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 매일 눈을 뜨자마자 분(分) 단위로 하루 계획을 세웠어요.”(기연 양)

매일 오전 6시 반에 일어나 오전 7시부터 학교 기독교 학생회 동아리인 ‘하임 커뮤니티’에서 새벽기도를 했다. 기도를 마친 뒤 오전 7시 반부터 오후 5시 20분까지는 수업과 교과공부에 집중했다. 야간자율학습 시작 전인 오후 6시 40분까지는 동아리 활동을 했다. 기연, 기은 자매가 1학년 때 함께 가입한 동아리만 4, 5개.

기은 양은 “매일 저녁시간마다 그날 참가할 동아리 활동이나 준비해야 하는 대회의 중요도를 꼼꼼히 따진 뒤, 비중이 높은 순서대로 시간을 투자했다”며 “한 가지 활동을 하는 데 20분씩만 사용해도 저녁 먹을 시간이 부족했다. 그러다보니 밥을 5∼10분 만에 ‘마시는’ 기술을 익히게 됐다”며 웃었다.

오후 11시 20분 야간자율학습을 마치고 나면 ‘의무취침시간’인 오전 2시 전까지 그날 배운 부분의 복습과 숙제를 마쳤다. 비교적 시간이 나는 주말엔 하루 종일 친구들과 카페나 외부 세미나 공간을 빌려 보고서 작성과 프레젠테이션 연습을 했다. 시험 3∼4주 전부턴 주말에도 시험공부에 집중했다.

기연, 기은 자매는 결국 1학년 첫 도전에 성공했고, 2007년 7월 몽골에 가 환경파괴의 심각성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게 됐다. 자매는 이후 ‘한나무’란 환경·봉사 동아리를 만들었다. 푸른아시아라는 비정부기구(NGO)의 도움으로 동아리 회원들과 함께 매년 몽골 고비사막을 찾아 ‘Giving Tree 프로젝트’란 이름의 나무심기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이런 나무심기 활동계획을 ‘제2회 Young-Biz 청소년 사업 계획서 경연대회’에 사업기획서로 제출해 2등을 수상하고, 2학년이던 2008년 나이지리아에서 열린 ‘제6회 SAGE World Cup Competition’에 민족사관고 학생들과 팀을 이뤄 국가대표로 참가했다. 같은 해 8월엔 동아리가 ‘포드 환경후원 프로그램’의 지원대상으로 선정됐고, 한나무 동아리가 주최가 된 ‘제1회 국제 청소년 환경 포럼’을 열었다. ‘이면지 신문지 모으기’ ‘머그컵 쓰기’ 등 교내 캠페인도 활발히 진행했다.

기연, 기은 자매는 환경이라는 같은 관심사를 가졌지만 구체적인 목표는 서로 다르다. 기연 양의 목표는 ‘도시공학’ ‘도시계획’을 전공해 환경오염의 해결책을 찾아내는 것. 반면 동생 기은 양의 목표는 ‘생태’ ‘생물’을 공부해 환경오염을 이론적으로 연구하는 것이다.

“서로 다른 학교에 진학해 서로 다른 환경에서 공부하는 건 태어나서 처음이에요. 하지만 두렵지만은 않아요. 서로 떨어져 있어도 마음은 항상 함께한다는 걸 예전에 깨달았거든요.(웃음)”(기연, 기은 양)

이승태 기자 stlee@donga.com

※‘우리학교 공부스타’의 주인공을 찾습니다. 중하위권에 머물다가 자신만의 학습 노하우를 통해 상위권으로 도약한 학생들을 추천해 주십시오. 연락처 동아일보 교육법인 ㈜동아이지에듀. 02-362-5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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