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은 답만 맞히면 된다는 생각으로 문제집만 많이 푸는 친구들이 있어요. 서술형 문제는 교과서에 나온 풀이과정이 곧 채점기준이거든요. 교과서 뒷부분에 실린 해설을 꼼꼼히 공부해야 감점 없이 만점을 받을 수 있어요.” 전교 최상위권인 서울 역삼중학교 3학년 조예은 양(15)은 이번 중간고사에서 상위 1% 성적을 받았다. 평소 자기주도 학습으로 내신시험을 준비하는 조 양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다름 아닌 교과서. 조 양은 “시험문제가 아무리 어려워도 수업시간에 배우는 교과서 범위 외에서 출제되는 문제는 없다”면서 “중간고사 대비 계획표(사진)에는 늘 ‘교과서 정리’ ‘교과서 재암기’ 항목이 들어 있다”고 말했다. 이번 1학기 중간고사 영어 서술형 9번 문제는 ‘your/eat/what/Balance/check/the food/you/and/food/choices/is/in’ 등 제시된 단어를 한 번씩 사용해 문장을 배열하는 것이었다. 배점이 8점으로 가장 높았다. 이 문제의 답은 영어 교과서(천재교육) 2단원 본문에서 그대로 찾을 수 있었다. 조 양은 “영어교과서 본문은 반드시 외워서 시험 준비를 하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문제를 풀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영어, 문장 구조를 이해하며 통째 달달… 다이얼로그-듣기대본이 ‘숨은 2인치’ ‘교과서’가 중학교 내신시험의 기본이라는 사실은 상위권이나 그렇지 않은 학생이나 마찬가지로 해당된다. 하지만 ‘교과서를 어떻게 공부하느냐’에 따라 성적은 큰 차이를 보인다. 무작정 열심히 교과서를 들여다본다고 해서 누구나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교과서를 활용한 자기주도 학습으로 내신시험을 준비하는 중학교 최상위권 학생은 교과서의 어느 부분을 집중적으로 공부할까? 중간고사 시험을 분석하며 교과서를 내신시험에 200% 활용하는 전략을 알아보자. ■ 영어내신, 교과서가 왕도(王道)다
내신시험에서 교과서의 중요성이 가장 잘 드러나는 과목은 영어다. 영어는 시험지에서 볼 수 있는 거의 모든 어휘와 문장이 교과서에서 출제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과서에 나온 문장을 그대로 인용해 출제되는 것은 가장 평이한 유형이다. 여기에 단어, 시제, 문법 등이 얼마나 변형됐느냐에 따라 난도가 판가름 난다. 하지만 어떤 문제도 ‘뼈대’는 교과서에 있다. 예를 들어 교과서에 나오는 3지선다형 객관식 문제가 서술형으로 변형되어 출제된다거나 보기가 추가되어 5지선다형 객관식 문제로 출제되는 식이다.
조 양은 우선 교과서 본문과 본문에 딸린 단어를 외웠다. 수업시간에 교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던 부분은 반복해서 읽으면서 문장을 통째로 암기했다. 여기까지 평범한 학생의 공부법과 크게 다르지 않다.
조 양이 잊지 않고 챙기는 것은 말하기·듣기 다이얼로그(dialogue)와 교과서 뒷부분에 실린 듣기 대본이다. 다이얼로그는 수업시간에 대화 형식으로 읽어보고 다시 살펴보지 않는 학생이 많다. 하지만 조 양은 이 지문이 고스란히 ‘다음 보기 중에서 대화가 자연스러운 것은?’을 고르는 문제의 보기로 출제될 수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꼼꼼히 공부했다. 실제로 이번 중간고사에서도 듣기 대본의 일부가 문제의 보기로 출제됐다.
긴 본문과 듣기대본을 무작정 ‘달달’ 외우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 간혹 교과서를 이해하지 않고 통째로 외웠다가 단어나 시제가 바뀌어 나온 문제를 틀리는 학생들이 있다. 조 양은 “반복해서 지문을 읽으면서 문장의 구조를 이해하는 방식으로 외우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조 양은 수업시간에 교사가 강조한 문장 위주로 문장의 구조와 중요한 문법을 생각하면서 외웠다. 시험 전에는 교과서에 빈칸을 만들고 빈칸을 채우는 방식으로 확인했다.
신인순 천재교육 중등영어개발본부 부장은 “교과서 본문과 모든 대본이 기본적으로 숙지가 되어 있어야 제한된 시간에 변형된 문제를 풀 수 있다”면서 “상위권 학생일수록 교과서를 가장 먼저 완벽하게 공부한다”고 말했다.
교과서가 기본이라면 영어 활동책(Activities book)은 수준별로 자신의 실력을 체크할 수 있는 보완 교재다.
천재교육에서 발간한 영어 활동책을 예로 들어보자. 단원별로 ‘Read&Do’ ‘Think&Write’ 등 교과서 본문을 점검할 수 있는 문제가 수준별로 3단계로 나눠 구성됐기 때문에 본문을 어느 정도 이해했는지 스스로 확인할 수 있다. ■ 수학문제유형, 교과서에 다 있다
서술형 평가가 확대되면서 수학은 교과서의 풀이과정을 꼼꼼히 챙기는 것이 매우 중요해졌다. 교과서의 문제가 약간씩 변형되어 서술형으로 출제된 문제는 풀이과정을 얼마나 충실하게 쓰느냐에 따라 점수가 달라진다. 조 양은 “교과서의 주요 예제는 따로 마련한 공책에 서술형 문제라고 생각하고 풀이과정을 정리했다”면서 “이렇게 확실하게 연습하면 유형이 바뀌어도 풀이과정을 정확하게 쓰는 것이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박효만 천재교육 중등수학개발본부 부장은 “개정된 중학교 수학교과서는 상, 중, 하위권 학생의 수준별로 구성됐기 때문에 교과서만으로도 내신시험대비가 충분하다”면서 “수학 익힘책의 수준별 평가문제를 풀어본 뒤 취약한 유형 위주로 공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