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 큰 변화가 있을 예정이다. 변화의 핵심은 바로 수리영역. 출제범위가 확대돼 수리 ‘가’형의 경우 출제범위가 △수학Ⅰ △수학Ⅱ △적분과 통계 △기하와 벡터 4과목으로 재편성되고 과목별로 7, 8문항이 출제된다. 또 수리 ‘나’형엔 수학Ⅰ외에 ‘미적분과 통계 기본’ 과목이 추가돼 수학Ⅰ과 ‘미적분과 통계 기본’에서 각 15문항이 출제된다. 이런 변화는 2012학년도 수능을 치를 고교 2학년은 물론, 올해 수능을 앞둔 고3 수험생에게도 큰 불안과 혼란을 부르고 있다. 2012학년도 수능 수리영역, 과연 수험생들에게 어떤 영향을 줄까? 2012학년도 수능 수리영역에 대비하기 위해선 어떤 전략을 구사해야할까?》
가형 기하부분 회전-확대·축소도 익혀야 나형 수열의 극한 등 미적분 기초 탄탄히
수리 ‘가’형에서 주목할 만한 변화는 크게 두 가지다. 기존 선택과목이었던 ‘미분과 적분’ ‘확률과 통계’가 ‘적분과 통계’로 합쳐진다는 점과 ‘일차변환과 행렬’이란 단원이 새롭게 추가됐다는 점이다. 수리 ‘나’형에서 가장 큰 변화는 2005학년도 수능 이후 처음으로 미분과 적분이 출제범위에 포함돼 무려 15문항이 출제된다는 점이다.
수리 ‘가’형을 선택하는 수험생은 앞으로 ‘미분과 적분’ ‘확률과 통계’를 모두 공부해야 한다. 또 ‘일차변환과 행렬’의 기본이 되는 내용인 함수와 행렬 부분을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수리 ‘나’형을 선택하는 수험생은 △함수의 연속과 극한 △다항함수의 미분법 △다항함수의 적분법이란 난도 높은 세 개 단원을 공부해야 한다.
이런 변화는 주로 수리 ‘가’형을 선택하는 자연계열 수험생보단 수리 ‘나’형을 선택하는 인문계열 수험생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수리 ‘가’형의 경우 기존 3개 선택과목(미분과 적분, 확률과 통계, 이산수학) 중 대부분의 수험생이 이미 ‘미분과 적분’을 선택해 공부를 해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입시전문가들은 “‘미분과 적분’에서 출제되는 문제 수가 늘어난다고 해도 수험생이 큰 어려움을 느끼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또 “‘일차변환과 행렬’에서 새로운 내용이 나온다고 해도 문제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으로 예측되는 것도 자연계열 수험생이 변화에 영향을 덜 받는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전까지는 수리 ‘가’형을 주로 선택하는 자연계열 수험생이 ‘힘들게 공부한 미적분을 수능에서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이 아깝다’란 생각 때문에 선뜻 수리 ‘나’형으로 전환하지 못했다. 하지만 수리 ‘나’형에 미분과 적분 과정이 포함되면 이런 생각이 줄어든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하는 6월, 9월 모의고사에서 점수가 높게 나오지 않은 수리 ‘가’형 수험생이 대거 수리 ‘나’형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실제 매년 6월 모의고사 이후 수리 ‘가’형 응시자 12만∼13만 명 중 3만 명 정도가 수리 ‘나’형으로 전환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2012학년도 수능에서는 이와 같은 수리 ‘나’형 ‘쏠림현상’이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2011학년도 수능을 치를 인문계열 고3 수험생은 ‘이중(二重) 난관’에 부닥치게 됐다. 첫 번째 난관은 수리영역 때문에 재수를 기피하는 수험생이 증가하면서 올해 입시에서 치열한 경쟁률을 뚫어야 한다는 것. 이는 비단 상위권 학생에게만 해당되는 얘기가 아니다. 2011학년도 입시에서 재수 기피 현상으로 ‘하향지원’을 하는 학생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소신지원’ 혹은 ‘안정지원’을 한 중하위권 학생이 뜻하지 않게 피해를 볼 수 있다.
현재 고3이 재수를 하게 될 경우에는 더 큰 문제에 부닥치게 된다. 그동안 한 번도 배우지 않았던 ‘미분과 적분’을 새로 공부해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재수를 한다고 가정하면 수험생은 수리 ‘나’형을 새로 공부하는 데 시간을 얼마나 투자해야 할까?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개인의 능력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새로 추가되는 ‘미적분과 통계 기본’ 과목의 단위수를 고려해 대략적으로 예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미적분과 통계 기본’은 교육과정상 6단위. 1단위란 매주 50분 수업을 기준으로 1학기(17주)동안 이수하는 수업량이다. 따라서 ‘미적분과 통계 기본’의 수업량은 일주일에 300분(5시간), 한 학기에 총 85시간이다. 즉 하루에 3시간씩 꼬박 한 달을 투자해야 겨우 내용을 한 번 볼 수 있다는 얘기다.
이 평가이사는 “진도를 마친다고 해서 수능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문제풀이를 통해 과목에 익숙해지는 시간까지 고려하면, ‘미적분과 통계 기본’에만 최소 3개월 정도의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현재 고3은 바뀌는 수리영역에 대비하기 위해 어떤 전략을 사용해야 할까? 이투스청솔 이상빈 수리영역 강사는 “전체적으로 수리 ‘나’형은 함수와 그래프 부분이 크게 강화된다”면서 “평소 문제를 풀 때 그래프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특히 미적분의 기초가 되는 ‘이차함수’ ‘삼차함수’ 부분에 나오는 정형화된 그래프를 외우는 것은 필수. ‘함수의 연속과 극한’과 연관된 ‘수열’ ‘수열의 극한’도 완벽히 공부해 언제든 미적분을 공부할 수 있는 기본실력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프가 중요해지는 건 수리 ‘가’형도 마찬가지다. 새로 추가되는 ‘일차변환과 행렬’ 부분은 기존 ‘확률’ ‘이차곡선’ ‘공간도형과 공간좌표’와 연관지어 공부할 수 있다. 기하 부분에서 ‘평행과 대칭’만 이해하던 수준에서 나아가 ‘x축 혹은 y축을 중심으로 한 회전과 확대·축소’까지 염두에 두고 공부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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