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녹지축걷기운동본부가 매달 두 차례 도심 산지를 둘러보고 있다. 4월 24일 서구 가현산 탐방에 이어 9일 계양산을 찾았다.
인천시는 2013년까지 12개 산지를 연결해 ‘S자형 녹지축’을 조성할 계획이다. 사진 제공 인천 녹지축걷기운동본부
9일 ‘인천 녹지축걷기운동본부’의 계양산 둘레길 탐사에 시민 30여 명이 참가했다. 시민들은 인천 도심에서 가장 높은 계양산의 장매이고개 생태다리를 출발해 산 정상∼경인아라뱃길 공사 현장∼꽃뫼봉 구간을 4시간가량 걸었다. 이 단체는 2월부터 매달 둘째 주 토요일과 넷째 주 일요일 두 차례 이 같은 ‘녹지축 둘레길 도보여행’에 나서고 있다. 인천시가 2013년까지 12개 산지를 연결해 ‘S자형 녹지축’을 조성하려는 구간을 직접 둘러보기 위해서다.
그동안 6차례 답사한 결과 단절 구간이 많은 S자 녹지축은 제주도 올레길과 같은 도보여행 코스로 자리 잡기 힘든 것으로 조사됐다. 인천시도 이 같은 문제점을 인식하고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 33곳 단절된 한남정맥 인천구간
인천시가 추진하는 ‘S자 녹지축’은 경기 파주시 칠장산∼김포시 문수산∼군포시 수리산∼수원시 광교산∼안성시 칠갑산으로 이어지는 한남정맥(170km)의 인천구간에 속한다. 시는 이 구간 중 계양산∼천마산∼원적산∼함봉산∼만월산∼만수산∼거마산∼관모산∼오봉산∼문학산∼청량산∼봉제산 등 12개 산지를 연결할 계획이다. 한남정맥 본류와 지류가 뒤섞여 있고, 경인고속도로와 경인전철이 지나는 중간 지점엔 주택가와 도로가 들어선 상태다.
인천 녹지축걷기운동본부에 따르면 한남정맥 인천구간 52km 가운데 허리가 잘린 지점이 33곳이나 된다. 서구 가현산과 계양구 계양산 사이 500m에선 경인아라뱃길 공사가 진행된다. 부평구 호봉산∼남동구 만월산 사이엔 경인전철이 지나고 반경 1km 구간엔 주택가가 몰려 있다.
인천시 환경정책과 강의구 자연환경팀장은 “50년 이상 단절돼 복원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구간이 꽤 많다”며 “산과 산 사이를 이어주지 못하는 구간엔 나무와 화단으로 오솔길(녹도)을 만들면 S자 녹지축 형태를 갖출 수 있다”고 말했다.
시는 1단계로 계양산 장매이고개 생태다리를 지난해 개통한 데 이어 올해 11월과 내년 10월 남동구 만월산∼만수산, 부평구 원적산∼함봉산 구간에도 생태다리를 설치할 계획이다. 이어 관모산∼장수천과 경인국도를 횡단하는 다리와 구릉지를 잇달아 개통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총 356억 원을 투입한다.
○ 이야기가 있는 도보여행길
인천 도심을 관통하는 S자 녹지축은 계양산 394m를 제외하면 200m 안팎의 높이에 불과해 산 오르기가 편하다. 시가 추진하는 녹지축은 다소 단조로운 편이어서 다양한 코스 개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인천의제21실천협의회는 7, 8일 ‘인천 녹지축 둘레길 조성을 위한 시민워크숍’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인천녹지축걷기운동본부 이경호 사무처장(50)은 “인천의 녹지축은 아파트, 공장, 도로 등으로 끊긴 부분이 많고 마을, 하천, 문화역사공간과 연결되는 지점도 있다”며 “숲길, 마을길, 문화길, 역사길이 다양하게 포함된 6개 권역 18개 코스의 녹지축 둘레길을 조성하자”고 제안했다. 숲길 중간 중간에 생태학습관, 전통 주막 등을 설치해 도보여행자가 여러 풍광을 즐길 수 있도록 하자는 구상이다. 이 사무처장은 “도보여행자가 시내를 편하게 걸어 다닐 수 있는 ‘도시 숲길’을 시급히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천시, 인천의제21, 환경단체, 한국산악연맹 등은 앞으로 긴밀한 협조를 통해 녹지축을 효율적으로 연결하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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