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茶드시며 해외 전통문화 체험하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5월 13일 03시 00분


부산 다문화카페 ‘휴’ 확장이전

《“반갑습니다. 다문화카페 ‘휴(Hu·休)’를 찾아 주셔서 고맙습니다.
향기로운 차(茶)뿐만 아니라 각 나라의 ‘맛있는 문화’가
듬뿍 담겨 있습니다.” 12일 부산 남구 대연동 동성하이타운 시장 한쪽
단독주택 2층. 118m²(약 36평)의 공간에 아줌마 8명이 서툰 우리말로
손님맞이 준비를 했다. 청바지에 흰 셔츠와 검은색 앞치마를 두른
이들은 조국을 떠나 부산에 정착한 국제결혼 이주여성들.
다문화가정의 주인공으로 자상한 이웃 아줌마들이다.》

13일 부산 남구 대연동으로 이전해 문을 여는 다문화카페 ‘휴’의 카페지기들이 많은 이용을 당부하고 있다. 사진 제공 다문화카페 ‘휴
13일 부산 남구 대연동으로 이전해 문을 여는 다문화카페 ‘휴’의 카페지기들이 많은 이용을 당부하고 있다. 사진 제공 다문화카페 ‘휴
국제결혼 이주여성들의 일자리 만들기와 수익금의 일부를 어려운 다문화가정에 쓰기로 하고 지난해 5월 6일 부산 동구 초량동 국제오피스텔에 문을 연 ‘휴’가 이곳으로 이전해 13일 문을 연다. 좀 더 많은 이주여성이 일할 수 있도록 넓고 쾌적한 공간을 마련한 것.

결혼이주여성 8명이 직원

휴는 전국적으로도 드문 다문화카페다.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인건비는 노동부에서 지원해 준다. 결혼이주여성들의 사회 정착을 위해 운영한 이 사업이 지난해에 이어 2차연도 사업으로도 뽑혔기 때문. 그러나 기업 연계형 사업인데도 직접 도움을 주고받을 기업이 없다는 것이 아쉬운 부분.

다문화이웃돕기 기금마련과 카페 임차료, 운영비 등은 ‘카페지기’들의 몫이다.

한국생활 14년차인 일본인 야마구치 구미코 씨(51)가 카페지기 ‘왕언니’. 한국 온 지 13년 된 일본인 요코야마 미스즈 씨(46)와 이토 도모코 씨(41)가 그 다음이다. 딸 2명과 남편, 시어머니를 모시고 있는 사콘 빠와낭 씨(36)는 태국에서, 타이저어드 언다르마 씨(27)는 몽골에서 왔다. 딸과 남편, 시어머니와 함께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있는 베트남 출신 황티란 씨(24)는 카페지기 중 막내. 프란시스 바콜 씨(39)와 노정화 씨(33)는 필리핀 출신으로 일꾼들이다.

수익금 다문화가정 돕기에

이들은 카페를 운영하며 커피와 녹차를 판다. 직접 만든 겐마이차, 소바차, 보이차, 얼그레이, 재스민, 잉글리시블랙퍼스트 등 6종류의 티백 선물세트 값은 1만 원. 쿠키도 직접 만들어 판다. 축제가 열리는 곳이나 종교시설, 어린이집 등에서 야외카페를 운영하기도 한다.

출신국가의 문화와 전통놀이를 전파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프로그램. 커피 값 정도면 각국의 전통 의상 입어보기와 전통놀이 체험, 세계여행 뒷골목 이야기 등에 푹 빠져볼 수도 있다. 토속어로 간단한 인사말 익히기도 가능하다. 한국역사문화교실, 다도체험, 예절교실 등도 운영한다.

카페운영 담당자인 손경옥 점장은 “이곳은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라며 “이들이 한국에서 포근함을 느끼고 정착할 수 있도록 많은 시민이 이용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051-462-3655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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