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하면 아빠 사진을 들고 있던 작은 남자아이 사진이 떠올라요. 영화 ‘화려한 휴가’에 나왔던 배우 이준기도 생각나고요.”
광주 광산구 신가중학교 1학년 학생들은 요즘 5·18민주화운동 30돌을 맞아 여러 스타일의 ‘5·18 수업’을 받느라 바쁘다. 11일 오후 4시 한 교실에서는 5·18을 소재로 한 소설 ‘너는 스무 살, 아니 만 열아홉 살’(박상률 저)을 교재로 한 ‘독서토론방’이 열렸다. 토론방에 참가한 1학년생 15명에게 “5·18 하면 무엇이 생각나는가”라고 물었다. 대부분의 학생은 “광주가 생각난다”고 했다. 그동안 학교와 가정에서 ‘5·18=광주’라는 식의 설명을 자주 들었기 때문일까. ‘시민군’, ‘무장한 군인들’, ‘자식 잃은 부모들’, ‘비상계엄’, ‘전남도청’, ‘무고한 희생자들’, ‘전두환과 노태우’, ‘5월의 목련’ 등 다양한 답변들이 튀어나왔다. 양승현 교사(36)는 “어려서인지 대부분 단편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지만, 어렴풋이나마 가해자-피해자 구도는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양 교사는 5·18 최초 발생지로 꼽히는 전남대 국어교육과 출신.
그는 “94학번인 저 스스로도 5·18에 대한 특별한 기억은 없지만, 역시 ‘80학번’ 선배인 중학교 때 국어선생님으로부터 들었던 ‘광주의 아픔’을 간접 체험했다”고 전했다. 신가중은 올 2월 광주시교육청이 공모한 ‘5·18연구 시범학교’로 지정받아 다양한 30주년 기념행사를 열고 있다. 15일 소설가 박상률 씨 초청강연을 시작으로 △5·18 관련 소설 만화 읽기 △5·18 주제 수업 △독립영화 상영 △5·18 기념행사주간 운영 △5·18 현장체험학습 등 10여 개 프로그램이 준비됐다.
한편 광주시교육청은 올해 관내 모든 학교에 ‘5·18 교과서’를 보급해 공교육 현장에서 5·18을 주제로 한 교육을 체계적으로 진행하도록 했다. 지난해 1월 초등용과 중고교용 등 2권으로 편찬된 5·18 교과서는 지역 초중등 교사 11명이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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