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까지 30억 투입… 일제 병참로 복원
해발 600∼800m 숲길 연결해 80km 조성
일제강점기의 병참로인 일명 ‘하치마키’ 도로를 포함한 한라산 둘레길이 만들어진다.서귀포시 지역에 남은 하치마키 도로 흔적. 돌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다.임재영 기자
한라산국립공원 인접 지역을 잇는 ‘한라산 둘레길’이 만들어진다. 제주도는 한라산을 둘러싸고 있는 일제강점기의 병참로(일명 하치마키 도로) 등을 포함한 80km의 한라산 둘레길을 조성한다고 13일 밝혔다.
하치마키는 머리에 감는 가늘고 긴 천이라는 뜻으로 일제강점기 한라산의 울창한 산림과 표고버섯을 수탈하는 데 쓰인 도로. 이 길은 일제강점기뿐 아니라 ‘제주 4·3사건’ 당시 좌우익의 충돌을 피해 지역주민들이 숨어든 아픈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제주도는 길을 복원해 역사문화 및 새로운 숲길 교육의 장으로 활용한다.
한라산 둘레길은 제주절물자연휴양림∼사려니 숲길∼수악교∼돈내코 상류∼시오름∼서귀포자연휴양림∼1100도로∼한라생태숲∼제주절물휴양림 일대 해발 600∼800m의 숲을 연결한다. 길 조성을 위해 올해부터 2014년까지 30억 원을 투자한다. 20km는 기존의 임도를 활용하고 나머지 60km는 숲길을 조성한다.
산림조합중앙회에서 실시설계용역을 맡아 서귀포자연휴양림에서 시오름까지 9km를 우선 개설한다. 동식물 조사를 비롯해 숲길 조성방법, 숲 해설판 설치 등에 대한 방향을 제시한다. 숲길은 너비가 최대 2m로 주변의 자연자원과 지연지형을 최대한 활용하고 인공자재 사용을 억제한다. 강태희 제주도 녹지환경과장은 “한라산 둘레길이 완성되면 주로 해안가를 도는 제주올레길과 더불어 제주의 명품 트레일이 탄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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