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서해안은 ‘물 반 꽃게 반’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5월 18일 03시 00분


알 꽉 찬 봄 암꽃게 제철
1kg에 2만5000~3만원 선
포구마다 미식가들 줄이어

요즘 충남 서해안 포구에는 꽃게가 풍어를 이루고 있다. 지난해보다 가격도 다소 내렸다. 충남 홍성군 광천읍 5일장이 선 14일 꽃게를 고르려는 사람들로 가게마다 북적였다. 이기진 기자
요즘 충남 서해안 포구에는 꽃게가 풍어를 이루고 있다. 지난해보다 가격도 다소 내렸다. 충남 홍성군 광천읍 5일장이 선 14일 꽃게를 고르려는 사람들로 가게마다 북적였다. 이기진 기자
음식 맛은 90%가 재료에 달려 있다고 한다. 신선함을 생명으로 하는 수산물은 더욱 그렇다. 게다가 제철 수산물이라면 다른 음식이 전혀 부럽지 않다.

꽃게 철이다. 봄에는 암게, 가을에는 수게 맛이 일품이다. 요즘 충남 보령시 대천항과 태안군 근흥항, 전북 격포항과 군산항, 인천 연안포구 등에는 꽃게가 풍어를 이루고 있다. 포구 곳곳에서는 설설 기어 다니는 신선한 꽃게를 만날 수 있다.

○ 제철 맞은 꽃게

17일 충남 보령수협 등에 따르면 이달 들어 대천항과 서천군 홍원항 등 항구와 포구마다 50∼120척의 어선이 근해에서 속칭 ‘뺑뺑이그물’로 불리는 안강망으로 꽃게잡이가 한창이다. 대천항은 하루 25∼30t, 서천 홍원항은 10∼15t이 위탁 판매되고 있다. 지난해보다 40%가량 늘어난 물량이다. 인천 중구 연안부두 공판장에도 3월부터 이달 10일까지 지난해보다 166% 증가한 897t의 꽃게가 위판됐다.

많이 잡히다 보니 소비자 가격도 지난해보다 내렸다. 살아있는 암게의 경우 kg당 큰 것은 3만 원, 중간치는 2만5000원 정도다. 도심에서의 활꽃게는 3만5000원 선이다.

13일 인천 중구 항동 인천종합어시장과 남동구 논현동 소래포구어시장. 평일인데도 50여 개 점포에는 서해안에서 갓 잡아 올린 싱싱한 꽃게를 맛보려는 미식가들로 붐볐다. 충남 보령항과 전북 격포항도 마찬가지. 산란철 금어기인 6월 15일 이전까지 이 같은 꽃게 풍년은 계속되면서 가격도 더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보령수협 관계자는 “올해는 봄 사리 때마다 찾아오는 폭풍이 잦아 바닷물이 뒤집히면서 그물에 꽃게가 많이 잡히고 있다”며 “5월 꽃게는 알이 꽉 찬 암게가 많이 잡히고 있어 요즘 항구마다 최고의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보령시 죽도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이계종 씨(48)는 “생선회보다 제철 꽃게를 찾는 손님이 더 많다”며 “지난해보다 저렴한 가격에 내놓을 수 있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격’이다”라고 했다.

○ “이렇게 드셔 보세요”

꽃게 집산지인 충남 태안군 근흥항에도 꽃게를 맛보기 위한 미식가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꽃게잡이 어선 선주 김철호 씨(56)는 “꽃게가 4, 5년 안 잡히면 이후 3년은 많이 잡히게 마련”이라며 “예년보다 가격이 저렴해 소비자들이 제대로 맛볼 기회”라고 말했다.

알이 꽉 차 있는 봄 암게는 뭐니뭐니 해도 살아 있어야 최고의 맛이다. 살아 있는 것은 아무렇게나 먹어도 담백하면서도 달다. 산지에서 먹어야 제맛을 느낄 수 있는 이유다. 그중에서도 게찜은 몸통과 왕발, 다리 곳곳에 있는 살을 버리지 않아 좋다. 찜은 게의 등딱지를 바닥 쪽에 놓고 쪄 내야 육즙이 빠져나가질 않는다. 등딱지에 있는 알은 다소 뻑뻑하다. 이럴 땐 알만 따로 모아 밥에 갖은양념을 한 뒤 알밥으로 먹어도 제격이다. 된장을 넣고 갖은양념과 함께 끓여내는 꽃게탕은 시원한 맛을 낸다. 대량으로 구매할 때에는 간장게장이나 양념게장을 담가 냉장고에 넣어두고 오래오래 먹어도 좋다.

보령=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인천=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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