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8일 인천 강화군에서 발생한 구제역은 중국을 방문한 농장주에 의해 전파됐고 충북 충주시, 충남 청양군으로 확산된 것 역시 사람과 차량에 의해 전파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역학조사위원회(위원장 김봉환 경북대 수의대 명예교수)는 17일 이 같은 내용의 구제역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위원회는 강화에서 발생한 첫 구제역은 ‘이미 구제역이 발생했던 동북아 국가’(중국)를 방문한 농장주에 의해 전파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위원회에 따르면 구제역 첫 발생 이후 사료 운송차량, 축산 관련자 모임 등을 통해 강화 지역에 구제역 바이러스가 전파됐다. 위원회는 경기 김포시의 발생에 대해서는 “김포 구제역 발생 농장주가 4월 5일 강화를 방문했고, 8일 조합총회에서 이 농장주와 강화의 발생 농장주들이 함께 모인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구제역 첫 확진 판정은 4월 9일에 이뤄졌다.
이후 내륙으로 확산되는 과정에는 안이한 방역의식이 크게 작용했다. 구제역이 확산되자 정부는 즉시 “농장 출입 차량과 인원에 대한 소독을 강화하고 농장주 모임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이 당부가 지켜지지 않은 것이 큰 화로 이어졌다.
위원회는 “첫 내륙 확산지역이었던 충주의 경우 4월 9일 김포를 방문한 차량이 16일 해당 농장에 방문한 것이 원인으로 추정된다”며 “11번째 발생지역인 청양군 목면의 경우 4월 23일 인공수정사와 농장주 등 10여 명이 모인 것을 계기로 전파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때는 강화, 김포에서 구제역이 한창 발생하던 시점이다.
김 위원장은 “당시는 정부가 축산농장의 철저한 방역과 주의를 당부하던 때였는데, 이 조치만 따랐어도 (충주와 같은 내륙지역에서의) 추가 발생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위원회는 중간발표와는 별개로 추가 조사를 거쳐 최종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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