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승필 씨 ‘7억6680만원 잭폿’ KAIST에 전액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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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5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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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빚’보다 나라 ‘빛’ 위해…”

“사업하다 한때 40억 빚
부채 갚을까 생각도 했지만
행운의 돈, 의미있게”

15일 강원 정선군 강원랜드 카지노에서 7억6680만 원짜리 잭폿을 터뜨린 안승필 씨(왼쪽)가 당첨금 전액을 KAIST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안 씨가 17일 열린 당첨금 전달식에서 이승진 강원랜드 카지노 호텔 본부장으로부터 당첨금액이 적힌 기념 증서를 받고있다. 사진 제공 강원랜드
15일 강원 정선군 강원랜드 카지노에서 7억6680만 원짜리 잭폿을 터뜨린 안승필 씨(왼쪽)가 당첨금 전액을 KAIST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안 씨가 17일 열린 당첨금 전달식에서 이승진 강원랜드 카지노 호텔 본부장으로부터 당첨금액이 적힌 기념 증서를 받고있다. 사진 제공 강원랜드
“행운의 돈을 개인 용도가 아닌 국가를 위해 쓰는 것이 의미가 크다고 생각해 기부를 결심했습니다.”

15일 강원 정선군 강원랜드 카지노에서 7억6680만4250원짜리 잭폿을 터뜨렸던 안승필 씨(60)가 당첨금 전액을 KAIST에 기부하겠다고 17일 밝혔다. 안 씨는 17일 강원랜드가 마련한 당첨금 전달식에 참석해 “이 돈이 한국 과학기술 발전에 유용하게 쓰였으면 좋겠다”며 기부 확인서에 서명했다. 안 씨의 ‘행운의 손’이 ‘미담의 손’으로, 당첨금 전달식이 기부금 확약식으로 바뀐 셈이다.

▶본보 17일자 A13면 기사 참조
[휴지통]터졌다, 7억6680만원… 강원랜드 사상최대 잭폿


서울에서 작은 면직물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안 씨는 “당첨 직후에는 사업상 생긴 빚을 갚는 데 쓸 생각이었지만 더 의미 있는 일에 쓰는 게 낫다고 판단해 마음을 바꿨다”며 “가족들도 내 뜻에 동의해 줬다”고 말했다. 안 씨는 불경기로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한때 40억 원의 빚을 진 적이 있었지만 대부분을 갚았고 현재 감당할 만한 수준의 빚이 남아 있다고 한다. 7남매 중 넷째로 자란 안 씨는 “가정형편이 어려워 많이 배우지 못했다”며 “평소 배움에 대한 동경이 컸다”고 덧붙였다.

기부 대상으로 KAIST를 택한 것은 얼마 전 TV에서 본 KAIST 교수의 인터뷰 때문. 안 씨는 “이 교수가 ‘한국 과학기술에 대한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대로 가다간 조만간 중국에 뒤처질 수 있다’고 말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강원랜드는 역대 최고액 잭폿의 주인공인 안 씨의 손을 동판으로 만들어 카지노 객장에 전시할 계획이다. 또 기부천사가 된 안 씨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1년 동안 강원랜드 호텔 무료 숙식권을 비롯해 콘도 50% 할인, 골프장 그린피 무료, 스키장 무료 시즌권을 제공한다. 1년 뒤에는 향후 10년간 강원랜드 모든 시설 이용 시 50%를 할인해 준다.

강원랜드는 KAIST와 협의해 곧 카지노 객장에서 전달식을 열 계획이다. 기부 금액은 당첨금에서 세금을 뺀 5억4675만 원 전액이며 강원랜드가 보관 중이다.

강원랜드 관계자는 “잭폿 당첨금을 기부하는 분은 처음 봤다”며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텐데 존경받을 만한 일을 했다”고 말했다.

정선=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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