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종단 시설확보 경쟁불교 천주교 등 종교계가 충남 논산시 육군훈련소(연무대)에 종교시설을 신축하며 ‘군심(軍心) 잡기’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각 종단이 ‘포교 선교 전투’에 나선 것은 국방부가 추진하는 ‘국방개혁 2020’ 계획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국방개혁 2020에 따르면 국방부는 점진적으로 지방 사단의 신병훈련소를 연무대로 통합한다. 현재 연무대의 훈련 인원은 매년 약 12만 명. 2020년까지 계획대로 육군 신병훈련소가 연무대로 통합되면 훈련 인원이 현재의 두 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종교계는 신병훈련소가 포교의 ‘황금 어장’인 데다 훈련 인원이 늘어난다는 점에서 연무대에 더 공을 들여야 하는 상황이다.
먼저 ‘고지’를 점령한 쪽은 천주교. 2009년에 3000여 명 수용이 가능한 성당을 신축했다. 이 성당과 함께 2000여 명을 수용하는 교육관을 갖춰 5000여 명이 함께 미사를 올릴 수 있다. 현재 교계의 종교 공간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천주교의 움직임이 알려지면서 불교계도 추격전을 벌이기 시작했다. 대한불교 조계종은 4일 연무대에서 총무원장 자승 스님과 종단 간부 스님, 불자 등 3000여 명이 참석해 ‘호국연무사 신축 불사 발대식’을 했다. 신축 예정인 호국연무사는 올해 9월 착공해 2012년 완공되며 3500명을 수용하는 규모다. 1976년 완공된 1500석 규모의 기존 법당은 좁아서 병사들이 여러 차례로 나누어 법회를 진행하는 상황이다. 4일 발대식에선 건립비용(100억여 원) 모금운동을 벌여 30억 원을 모으기도 했다.
조계종 군종교구 총무국장 정범 스님은 18일 “(훈련병이 먹고 싶어 하는) ‘초코파이’ 하나로 군 포교를 하는 시대는 지났다”며 “신축 불사와 더불어 참선(參禪)수행, 선체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도입해 군 포교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독교는 2300여 명을 수용하는 교회를 1987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원불교는 2006년 1200여 명이 자리를 함께할 수 있는 다목적 강당을 연무대에 기부하고 주 1회 시설을 임차해 외부 종법사의 특강 등을 하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군종활동은 정신 전력 강화를 위해 중요하다”며 “종교시설 확충과 관련해 종교 간 형평성에 어긋나지 않도록 세심히 배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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