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선거가 잘 치러져야 할 텐데….” 선거를 앞두고 경북 문경시에선 이 같은 걱정 섞인 목소리가 많이 나온다. 정당 공천 과정에서 심각한 갈등과 분열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 50대 유권자는 “문경이 정말 어려운 선거를 하고 있다”며 “지역을 잘 화합하도록 만들면서 발전시킬 수 있는 후보가 누구인지 고민”이라고 했다. 문경은 한나라당이 강한 지역으로 분류되지만 이번에는 사정이 복잡하다.
4명이 출마한 문경시장 선거는 한나라당 후보와 무소속으로 출마한 현 시장, 여기에 무소속 후보 2명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가장 관심을 모으는 것은 현직 단체장이면서 한나라당 공천을 받지 못한 채 무소속으로 출마한 신현국 후보가 어떤 결과를 낳을 것인가 하는 점이다. 신 후보는 “공천 과정에서 생긴 갈등을 이겨내고 선거 후 화합도 시민과 함께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한나라당 공천이 예상되던 신 후보가 공천을 받지 못한 것은 이 지역 이한성 국회의원(문경-예천)과의 갈등 때문이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 때문에 유권자들 사이에서 “선거 결과에 따라 두 사람 중 한 명은 결정적인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말이 무성하다. 신 후보가 낙선하면 재기 불능이고, 당선되면 이 의원의 입지가 좁아질 것이라는 얘기다.
두 사람의 갈등이 깊어지면서 막판에 한나라당 공천을 받은 김현호 후보는 신 후보를 적잖이 의식하면서도 당선을 자신하고 있다. 공천 과정에서 불거진 지역 갈등이 오히려 지역 화합을 이룰 수 있는 후보가 시장이 돼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김 후보는 “지역 발전도 지역 화합의 토대 위에서 가능하다”며 “한나라당이 지역 화합과 발전을 위한 구심점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문경의 이 같은 특수한 사정을 고려해 당 차원의 지원을 강화하고 있지만 표밭을 얼마나 다질 수 있을지 안갯속이다. 다른 무소속 후보들이 ‘지역 화합’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며 유권자의 심판을 기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고재만 후보는 “3선 시의원을 하면서 쌓은 생생한 현장 경험을 토대로 문경을 인정 넘치는 고장으로 만들어낼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임병하 후보는 “33년간의 깨끗한 공직생활을 기반으로 마음을 모아 문경을 발전시킬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문경시의 전체 인구(7만6667명) 가운데 유권자는 6만3544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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