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개발사업을 추진 중인 곳에서 문화재가 잇달아 출토돼 공기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신라문화 영향권인 울산도 경북 경주시처럼 ‘매장 문화재’가 많은 편이다. ○ 석기-옹관묘 등 다양하게 출토
울산발전연구원은 울주군 삼남면 경부고속철도(KTX) 울산역세권 개발구역에서 구석기 시대 생활유적을 발견했다고 최근 밝혔다. 이곳에서는 새부리모양 석기, 외날찍개 등 다양한 구석기 유물 1000여 점이 출토됐다. 송정식 연구원은 “유적 위치나 출토 양상으로 볼 때 석기 제작장이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울산역세권 개발사업은 KTX 2단계 개통(올 11월)에 맞춰 울산시가 2013년까지 KTX 울산역 주변 88만6373m²(약 26만8300평)를 ‘자족형 친환경 도심’으로 조성하는 것.
재단법인 울산문화재연구원은 울산 북구 강동·산하 도시개발사업지구 내에서 목곽묘와 석곽묘, 옹관묘 등 신석기∼삼국시대의 다양한 유구(遺構)를 발견했다고 최근 밝혔다. 강동·산하지구를 포함한 이 일대는 울산시가 2016년까지 총 3조 원을 들여 해양복합관광휴양도시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또 울산발전연구원은 태화루 복원 용지 일원(1204m²·약 360평)에서 7세기 초반 신라시대 연화문수막새와 통일신라시대 연화보상화문수막새, 고려시대 어골문 평기와 등 기와조각 80여 점을 발굴했다. 신라시대 누각으로 임진왜란 때 소실된 태화루는 울산시가 488억 원을 들여 2011년 12월까지 복원할 예정이다.
○ 사업 차질 우려
KTX 울산역세권 개발구역에서 구석기시대 생활유적이 발굴된 곳은 주차장과 진입로 개설 예정지. 사업을 맡은 울산도시공사는 구석기시대 유적 발굴로 공사가 늦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도시공사는 문화재 지도위원회가 최근 ‘유물 발굴 후 복토를 통한 보존’ 방안을 제시한 것을 근거로 문화재청에 복토를 한 뒤 사업이 재개될 수 있도록 요청할 방침이다. 강동·산하지구와 태화루 복원 예정지 등도 사업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울산문화재연구원은 “울산 매장 문화재 분포지역은 500∼1000곳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한편 울산시는 문화재청에 △현재 3만 m²(약 9080평)인 문화재 지표조사 대상 면적을 100만 m²(약 30만2800평)로 상향 조정 △사업자가 전액 부담하는 문화재 발굴 비용을 국가에서 절반 부담 △문화재 발굴 조사기간을 1년 이내로 단축할 것 등을 건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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