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잡초로만 알고 있는 ‘피’가 참살이(웰빙) 잡곡으로 부활하고 있다. 충북 괴산군은 식용 피를 재배하기 위해 18일 전국에서 처음으로 칠성면 사평리에 피 못자리를 설치했다. 이 피 모들은 20여 일 뒤 2475m²(약 750평)의 재배지에 심어진다.
식용 피는 조선시대만 해도 재배면적이 10만 ha(약 3억 평)에 이를 정도의 대표적인 구황(救荒)작물이었지만 산업화와 쌀 자급이 이뤄지면서 자취를 감췄다. 그러나 연구결과 식용 피는 현미보다 비타민 B1을 2배가량 더 함유하고 있으며 도정한 피는 흰쌀에 비해 칼슘과 인이 2배 이상, 철분은 3배 이상, 식이섬유는 4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단백질 함량도 40%가량 많고 필수아미노산인 트립토판 등도 함유하고 있어 영양가 높은 잡곡이라는 것.
이에 따라 웰빙잡곡특성화 사업을 진행하던 괴산군은 식용 피 복원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충북도농업기술원 이윤상 박사(44·시험연구부 식량자원과)와 함께 잡곡 피 생산에 나섰다. 이 박사는 “식용 피는 병충해에 강하고 엎어짐 현상도 거의 없어 벼보다 재배도 쉽다”고 설명했다.
이기성 괴산군 기술보급담당은 “10월경 잡곡 피가 생산되면 ‘괴산잡곡’으로 브랜드화해 소비자 단체에 납품하고, 쇼핑몰 웹사이트를 통해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판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이 박사와 함께 피를 이용한 혼합곡이나 선식, 파이, 피주(술) 등도 개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괴산군은 지난해부터 72농가가 참여한 가운데 사평리 100ha(약 30만 평)에 조, 수수, 기장 등 18품종의 웰빙잡곡을 생산하는 특성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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