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MBC 측에 2008년 4월 방영한 PD수첩의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 프로그램 속 인터뷰 내용을 담은 자료를 모두 제출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9부(부장판사 이상훈)는 27일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성을 과장 왜곡보도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MBC PD수첩 제작진에 아레사 빈슨의 어머니 로빈 빈슨 씨 및 주치의 A J 바롯 씨와 가진 인터뷰를 담은 원본 테이프와 녹취록 전부를 제출하라고 명령했다.
검찰은 1심 공판 때부터 “최초 번역본에는 로빈 빈슨이 PD수첩과의 인터뷰에서 딸의 병에 대해 크로이츠펠트야코프병(CJD)이라고 언급했다고 돼 있는데 실제 방송에서는 인간광우병(vCJD)으로 나온 부분 등을 규명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며 재판부에 원본 제출명령을 요청했다. 그러나 PD수첩 측은 “앞으로 명예훼손 고소를 당할 때마다 검찰에 취재 원본을 제출해야 한다면 어떤 취재원이 인터뷰에 응하겠느냐”며 맞섰고, 1심 재판부는 MBC 측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이날 “양쪽의 다툼이 있고 CJD와 vCJD의 용어가 왔다 갔다 하고 있어 전체 테이프를 봄으로써 어떤 문맥에서 용어를 사용한 것인지 파악해야 한다”며 이같이 결정했다. 재판부는 “PD수첩이 인터뷰 내용을 선별적으로 제출해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이미 인터뷰에 응한 취재원이 공개된 상태인 만큼 취재원 보호와 이번 사건은 큰 관련이 없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언론의 자유를 막는 선례가 될 수 있다’는 PD수첩 측 주장에 대해선 “외국 선례 등을 보면 실체적 진실을 위해 언론의 자유를 일부 제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PD수첩 제작진이 원본 테이프의 제출 요구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에 소속사인 MBC를 상대로 자료 제출을 명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6월 10일 첫 증인신문을 시작으로 3주에 한 번씩 4, 5차례 공판을 연 뒤 이르면 10월 말쯤 판결을 내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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