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교 내신 시험에 출제되는 서술형 문제 비중이 △2010년 30% 이상 △2011년 40% 이상 △2012년 50% 이상으로 단계적으로 높아진다. 서술형 평가가 확대된 건 비단 중고교만이 아니다. 초등 3∼6학년 학교시험에도 단답식 주관식 문제가 아닌 서술형 문제가 출제된다. 초중고교 교육과정에서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논술’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논술이 무엇인지 정확히 아는 학생들은 많지 않다. 평소 교과서를 무조건 외우는 ‘암기식 공부법’과 몇 개의 보기 중 정답을 골라내는 ‘객관식 평가방식’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생각을 말이나 글로 다른 사람에게 표현할 기회가 거의 없었다는 점도 논술을 낯설어 하는 이유 중 하나다. 그렇다면 논술이란 무엇일까? 또 논술 실력을 기르려면 학생들은 어떻게 공부해야 할까?》
○ 논술, 글쓰기 아닌 생각쓰기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정의한 논술은 ‘제시된 주제에 관해 필자의 의견이나 생각을 논리적으로 서술하도록 하는 시험’이다. 즉 논술이란 ‘어떤 문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서술’하는 것이다. 이때 자신의 생각을 말로 표현하는 방식을 구술, 글로 표현하는 방식을 논술이라 한다.
논리적인 글쓰기란 뭘까? 대부분의 학생들이 ‘서론, 본론, 결론’이란 형식에 맞춰 쓴 글을 논리적인 글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는 논리적인 글쓰기에서 형식만을 강조한 태도로 해석된다.
논술은 △글(지문) 속에서 주제를 찾아내고 △해결방법을 모색하고 △이를 다른 사람에게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과정을 모두 포함한다. 논술고사 채점기준을 살펴보자. 대부분 글의 형식에 해당하는 문장력이나 표현력보다 글의 내용에 해당하는 창의력이나 사고력을 더 비중 있게 평가한다.
논술실력은 학교시험과 대학입시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 데 꼭 필요하다. 최근에는 대입 수시모집에서 논술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 또한 대학 공부를 하거나 취업을 할 때도 논술실력은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논술실력은 정보의 가치를 파악하고 이를 재구성해 다른 사람과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이기 때문이다.
○ 논술에 필요한 3가지 필수능력
초등학교와 중학교 때의 논술교육은 세 단계 과정을 따른다.
1단계는 ‘정보 습득’이다. 이를 위해 학생들은 독서를 하거나 다양한 정보 매체를 활용한다. 이 중 독서는 ‘독해력’ ‘사고력’ ‘표현력’을 길러주기 때문에 논리적인 사고능력을 기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2단계는 ‘문제 해결’이다. 학생들은 습득한 정보를 바탕으로 토의와 토론을 통해 서로 다른 의견을 조율하고 효과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마지막 3단계가 정보와 문제 해결 방법을 논리적인 글로 작성하는 과정이다.
논리적인 글을 작성하기 위해선 어떤 능력이 필요할까? 단계에 따라 크게 3가지 능력이 요구된다.
첫 번째는 ‘비판적 읽기 능력’. 다른 사람이 쓴 글을 능동적으로 읽고 이해하는 능력이다. 책 내용에 의문을 갖고 한 번 더 생각해보면서 문제의식을 가져야 한다.
두 번째는 ‘창의적 문제 해결 능력’이다. 다양한 사고 과정을 통해 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능력을 의미한다. 이때 토론과 토의를 거치며 다양한 사고 과정을 익히는 것이 바람직하다.
세 번째는 ‘논리적 서술 능력’이다. 창의적 문제 해결 과정에서 나온 생각들을 체계적이고 조직적으로 서술하는 능력이다. 다른 사람을 설득할 수 있는 ‘논리성’을 갖추는 게 가장 중요하다.
논술교육은 어려서부터 꾸준히 이뤄져야 한다. ‘비판적 읽기 능력’ ‘창의적 문제해결 능력’ ‘논리적 서술 능력’은 하루아침에 길러지지 않기 때문이다. 논술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부모의 역할이다. 아이가 독서를 하거나 글을 쓸 때 옆에서 자신감을 심어줘야 한다. 그래야 아이가 흥미를 잃지 않고 논술에 대한 기본기를 탄탄하게 쌓을 수 있다.
논술교육에서 독서와 토론은 매우 중요하다. 지적 호기심을 기르고 배경지식을 얻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가 독서다. 아이들은 독서를 통해 △읽기방법 △배경지식 △어휘력 등을 기를 수 있다. 책을 읽은 뒤 토론을 통해 아이에게 자신의 생각을 말로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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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말 한솔교육 주니어플라톤 연구소
이승태 기자 stlee@donga.com 왜? 정말?… 사고력을 키우는 이색 독서법
한권의 책 읽고 세번 다르게 생각하기!
논술을 잘하기 위해선 사회적인 이슈나 책의 내용을 ‘자신만의 시각’으로 이해하고 해석해야 한다. 자신만의 시각을 갖추는 데 가장 필요한 요소가 사고력이다. 배경지식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초등학생은 여러 장르의 글을 읽음으로써 사고력을 기를 수 있다.
무조건 글을 많이 읽는다거나 요점만 간추린 ‘다이제스트’를 읽고 내용을 외우는 독서방법은 사고력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평소 책을 읽은 뒤 주제와 관련지어 다각도로 생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권선징악(勸善懲惡) 같은 교훈을 담은 책보단 여러 관점에서 질문하고 생각할 수 있는 내용을 담은 책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왜 그럴까?’ ‘정말 그럴까?’처럼 내용에 대해 의문을 갖고 책을 읽어야 한다.
책을 다 읽은 후에는 ‘세 번 생각하기’ 방법을 활용해보자. △주제 중심으로 생각하기 △주제 심화해서 생각하기 △다른 주제로 생각하기가 그것.
‘박씨전’은 조선시대 병자호란을 배경으로 이시백의 부인이며 지혜가 출중하고 도술에 능한 ‘박소저’가 남편과 나라를 지키는 활약을 그린다. 박씨전은 읽는 사람에 따라 ‘역사소설’ ‘군담소설’ ‘여걸소설’ ‘영웅소설’ ‘도술소설’ 등으로 나눠지므로 다양한 주제를 생각하기에 적합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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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옥 한솔교육 M플라톤 ■ ‘박씨전’ 읽고 세가지로 생각하기 [1] 주제 중심으로 생각하기
박씨는 여자이면서 당시 남자들도 하기 어려운 일을 했다. 이와 관련해 ‘여성’을 주제로 정하고 ‘여자가 할 일과 남자가 할 일을 구별할 필요가 있는가’에 대해 생각해보자. ‘아이를 낳고 기르는 일에 대한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 ‘남자와 여자의 역할은 어떻게 변해왔을까’ 등에 대해 단계적으로 생각해 보며 주제에 접근하는 것이 좋다.
[2] 주제 심화해서 생각하기
여성이란 주제를 ‘성’으로 확장하고 남성 입장에서도 생각해보자. ‘남자만 가족을 책임져야 할까’ ‘남자는 무조건 강해야 할까’ ‘남자는 꼼꼼한 일을 못할까’ 등을 차례로 생각하고 스스로 답을 해본다. [3] 다른 주제로 생각하기
‘여성’ 외에도 ‘외모’ ‘도술’ 등 생각의 범위를 넓혀보자. ‘박씨가 예뻤다면 얘기가 달라졌을까’ ‘진정한 아름다움이란 뭘까’ 등이나 ‘도술을 부려 전쟁에서 승리한 것은 정당한 것일까’ 등에 대해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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