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보다 강한 표현 이례적中언론 ‘견책’에 초점 맞춰“비호않겠다” 발언 보도 안해
28일 한중 정상회담에서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의 천안함 침몰사건과 관련한 발언을 전하는 중국 언론의 초점은 한국 언론과 달랐다.
중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원 총리는 당시 이명박 대통령에게 “중국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파괴하는 어떤 행위에 대해서도 반대하고 견책(譴責)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한국 언론에 보도된 원 총리의 발언 중 “중국은 그 결과(결정된 입장)에 따라 누구도 비호하지 않겠다”는 부분이 빠져 있는 것이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 중국중앙(CC)TV, 런민(人民)라디오 등 관영언론에서 전하는 한중 정상회담 관련 뉴스에는 이 부분이 없다.
베이징 외교소식통은 “한중 합동기자회견이 아닌 만큼 각국은 자체 판단에 따라 국내 발표에서 방점을 달리할 수 있다”면서도 “이 언급을 전혀 전하지 않은 것으로 볼 때 이 발언이 가져올 확대해석을 경계하는 듯하다”고 분석했다.
또한 일부 중국인은 중국 정부의 천안함 사건과 관련한 발언 가운데 처음 등장한 ‘견책한다’는 표현에 주목했다. 중국어 표현으로 ‘견책’은 ‘반대’ 또는 ‘비판’보다 어감이 센 말이라는 것이다. 한 중국 지식인은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 견책이란 표현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중국 권위의 신화사전은 이 단어를 ‘매섭게 꾸짖는다’로 정의했다.
하지만 큰 의미를 두지 않는 의견이 있다. 중국 정부가 비판 또는 반대의 뜻을 나타낼 때 강도에 따라 차등을 두고 이 단어를 쓰는지가 불확실하고 무엇보다 견책의 대상으로 누구를 겨냥하는지가 모호하기 때문이다. 즉, 북한을 겨냥한 것인지, 한국과 미국인지, 아니면 모두를 겨냥한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 동영상 = 천안함 폭발 시뮬레이션 영상 (배 아래)
▲ 동영상 = 천안함 기관실 폭발 시뮬레이션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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