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6·2 선택’ 그 후/부산-울산-경남 등 동남권지역 한나라당 독주 제동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6월 4일 03시 00분


무소속 돌풍… 경남 기초단체장 18곳중 6곳 차지

부산 기초단체장 - 광역의원 절반이 새 얼굴
울산 민노당 대약진… 북구 광역의원 싹쓸이
경남 도의원 전체 54명중 16명이 野- 무소속


부산, 울산, 경남 등 한나라당 지지세가 강한 동남권 지방선거에서 야권 단일 무소속 김두관 경남지사 당선인을 포함해 기초단체장, 지방의원 모두 무소속과 야권 약진이 두드러졌다. 한나라당 후보는 유례없는 고전을 했다.

○ 부산

허남식 현 시장은 무난하게 3선 고지를 밟았다. 그러나 기초단체장과 광역의원 절반 정도가 새 인물로 교체됐다. 16개 구, 군 단체장 가운데 무소속 당선인은 3명. 한나라당 공천에 반발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현 연제구청장인 이위준 당선인을 비롯해 박한재 동구청장, 오규석 기장군수 당선인이 주인공. 오 당선인은 민선 초대 기장군수를 지냈다. 이 두 곳을 포함해 한나라당에서 당선된 사상, 금정, 동래, 사하, 북구 등 구청장 7명이 새로운 인물로 교체됐다. 조길우 동래구청장 당선인은 시의원 5선에 시의회의장도 지냈다.

부산 유일 여성 기초단체장이었던 김은숙 중구청장은 재선에 성공했다. 송숙희 전 시의원이 사상구청장에 당선돼 여성 기초단체장은 2명으로 늘었다. 배덕광 해운대구청장과 강인길 강서구청장은 3연임에 성공했다.

2002년 이후 비한나라당 후보가 한 명도 진출하지 못했던 지역구 시의원 선거에서도 무소속 후보 5명이 당선됐다. 지역구 시의원 42명 가운데 20명이 새 인물.

선천성 소아마비 장애로 다리가 불편한 동래구 3선거구 한나라당 이진수 당선인(40)과 시각장애인으로 한나라당 비례대표 1번인 이경혜 당선인(53·여)은 사회적 약자를 위해 활동을 벌인다. 기초의원 선거에서는 야권 단일후보가 무려 42명이나 당선됐다. 이는 전체 정원(158명)의 26.6%에 해당한다. 2006년(12%)보다 크게 늘었다.

○ 울산

울산에서도 한나라당은 고전한 반면 민주노동당은 대약진했다. 이 같은 현상이 가장 두드러진 곳은 북구. 북구청장에는 범야권 단일후보로 추대된 민노당 윤종오 당선인이 한나라당 류재건 후보를 여유 있게 따돌렸다. 북구에서 3명을 뽑은 광역의원도 민노당 후보가 모두 당선됐다. 2006년 지방선거에서는 한나라당 광역의원 후보가 2명 당선된 것에 비하면 민노당이 압승한 셈. 선거구 3곳에서 6명을 뽑는 기초의원도 민노당 후보가 모두 1위를 차지했다. 기초의원 비례대표도 민노당이 한나라당을 14.03%포인트 차로 제쳤다. 따라서 북구의회는 민노당이 다수당을 차지했다.

교육의원 역시 진보 성향 이선철 당선인이 이겼다. 앞서 지난해 4월 실시된 국회의원 재선거에서도 진보신당 조승수 후보가 당선됐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이 위치한 북구는 국회의원-구청장-광역의원-구의회를 모두 진보진영이 차지했다.

중구도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뒤 무소속으로 출마한 조용수 당선인이 한나라당 박성민 후보를 제쳤다. 남구와 동구청장은 한나라당이 이겼지만 민노당 후보와 표 차는 각각 1.31%포인트와 2.67%포인트에 불과했다.

울산에서 한나라당이 고전한 것은 지역 언론사 여론조사 비용 명목으로 금품을 건넨 한나라당 소속 구청장과 지방의원 등에게 울산지법이 지난달 18일 벌금 500만 원을 선고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 경남

도지사를 비롯해 기초자치단체장, 광역의원 선거에서 한나라당은 힘겨운 싸움을 했다. 기초단체장은 통합 창원시 등 18곳 가운데 11곳에서 한나라당 후보가 당선됐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고향인 김해시에서는 민주당 김맹곤 당선인이 한나라당 후보와 현직 시장인 무소속 후보를 따돌렸다. 통영시(김동진 당선인)와 의령군(권태우 〃), 함안군(하성식 〃), 남해군(정현태 〃), 함양군(이철우 〃), 합천군(하창환 〃)은 무소속 후보가 당선됐다. 함양과 합천은 무소속 후보들이 3연임에 도전하는 한나라당 후보를 꺾었다. 경남지역 3연임 단체장은 이학렬 현 고성군수, 조유행 현 하동군수 2명이다. 초대 통합 창원시장 자리를 차지한 박완수 현 시장도 이미 2차례 창원시장을 지냈다. 기초단체장 18명 가운데 초선은 10명.

도의원은 전체 54명(비례대표 포함) 가운데 한나라당이 38명, 민노당 5명, 민주당 3명, 진보신당 2명, 국민참여당 1명, 무소속 5명으로 한나라당 독주체제에 금이 갔다. 창원, 김해, 거제에서 야권후보 선전이 돋보였다.

지역 정가에서는 “경남에서 한나라당이 패한 것은 원칙 없는 공천으로 후유증이 컸고 당 차원에서도 도지사 선거전 등을 쉽게 생각하며 치밀한 전략을 세우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선거일 오후 4∼6시 젊은층이 투표장으로 몰리는 등 ‘한나라당 독점’ 구도에 대한 변화 욕구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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