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4일 정부의 4대강 사업을 수질 개선 등 치수사업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이날 송영길 인천시장 당선자, 안희정 충남지사 당선자 등과 함께 국립서울현충원 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역 및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의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잇달아 찾아 헌화한 뒤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은 6·2지방선거에서 당선된 도지사, 시장들과 함께 4대강 사업이 원래의 치수사업으로 정상화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정부, 여당은 4대강 사업에 대한 기존의 태도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 대표는 “다음 주 광역단체장 당선자들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구체적인 안을 마련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4대강 사업의 백지화가 아닌 ‘중단’ ‘수정’으로 톤을 바꿀 뜻을 시사한 것은 사업이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됐으며 영산강 유역 등 현지에서는 준설 등 치수사업을 강력히 요청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정 대표와 자리를 함께한 안 당선자는 “준설토 적치장 허가를 내주지 않으면 4대강 사업은 중단될 수밖에 없다”며 “다음 주 충남도 업무보고를 받은 뒤 곧장 다른 시도지사 당선자들과 협의해 정상적인 치수사업의 범위를 확정하고 중단 가능한 사업에 대한 검토에 들어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역시 민주당 소속인 이시종 충북지사 당선자는 이날 브리핑실을 방문해 “치수개념의 정비는 찬성하지만 보를 막아 운하를 만들거나 배가 다니도록 준설을 하는 것은 반대한다”며 “중앙정부와 협의해 돌릴 것은 돌리는 등 지사에게 위임된 권한 안에서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두관 경남지사 당선자는 4일자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4대강 사업 중단을 위해 도 차원의 인허가권 활용 등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에 따르면 4대강은 국가하천이므로 지방자치단체장이 사업을 중단시킬 권한은 없다. 그러나 기초자치단체장이 준설토 적치장 설치 및 관리를 맡기 때문에 사실상 공사를 막을 수 있다. 광역자치단체장은 상하수도 본부를 통해 수질악화를 문제 삼거나 공사 현장의 근로조건 및 분진 발생 등을 문제 삼아 공사 진행을 방해할 만한 행정적 수단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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